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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청주 단재초 교사

1988년 '사랑과 평화'가 "울고 싶어라"를 내놓았다. 떠나보면 알 거라고, 아마 알 거라고, 울지 않으며 불렀다. 헌법재판소가, 교육에 대한 사색을 멈추고 교육학적 지식을 암기해야 교사가 될 수 있다고 판결할 때도 이 노래를 불렀다. 이달 6월, 이 노래를 다시 부른다.

당신은 친정을 떠나 시댁에서, 학교를 혁신하려 했고, 중식을 무상급식 했으며, 학생에게 인권 의식을 심어주려 했다. 참교육의 이념이 아니라, 10월의 홍익 이념을 '5월의 어린이와 11월의 학생'에게 확장하려 했다고 말했다면, 시댁이 학생인권을 반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중식은 물론이고 조식까지 주겠다고 말했다면, 시댁이 당신을 환영했을지도 모른다. 수업 혁신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교사의 자율성이 학생의 주도성으로 전이되는 비용만큼은 의결해달라고 말했더라면, 당신의 이념에 감염될 시댁 식구가 더 늘었을지도 모른다.

당신만큼 비정규직과도 소통하려 노력한 사람은 前 시대에도, 同 시대에도 없었다. 평생의 소신과 이념을 변치 않는 비전으로 꾸준히 제시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코로나 돌봄 문제로 교사와 공무직이 충돌할 때 당신은 모두의 교육감이 되고자 했다. 그래서 양쪽으로부터 욕을 먹어야 했다. 고교학점제를 수도권보다 의욕적으로 추진할 때는, 시댁은 물론이고 친정의 비판도 받아야 했다. 혁신학교의 밝은 면을 먼저 본 학부모들만이 당신 편이 되어 주었다.

시댁 사람들은, 선출된 사람 중에 코드인사를 하는 사람은 오직 노무현과 당신뿐인 것처럼 말한다. 조선 시대에도 형편이 좀 넉넉하면 한두 명의 친정 식구를 데리고 와도 욕하지 않았는데, 참으로 몰인정한 세상이다. 그러고 보니 당신은 노무현을 닮았다. 참여정부가 미국과의 FTA를 체결하려 할 때 모든 세력이 FTA를 반대하고 노무현을 찍은 손을 미워했었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도 광기에 젖어 집단행동을 했었다. 미국의 트럼프가 아니었다면 그의 고독한 선택이 현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당신의 선택도 그럴 것이다.

방송토론에서 온정적인 품성이 미래 시대에도 가장 핵심적인 역량이라고 힘주어 말했지만, 경제학자 제임스 뷰캐넌의 공공선택론을 윤리교육에 적용한 시아버지는 헛소리로 여겼다. 그는 학생의 본성도 이기적이라 전제할 때 윤리적 원칙에 따라 교육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도덕교육론은 중용의 성(誠)과 불교의 자리이타(自利利他)를 기초로 구성된 도덕 교육과정과 결이 다르다. 이젠 행복 씨앗의 웃음과 미래 학력의 질문이, 교실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청사 밖에서 봐야 한다.

이젠 철학도 빈곤해진다. 시골 수탉을 주작이라고 우기는 것처럼, 그 흔한 구호 한두 개를 두고 교육철학이라고 믿는다. 초등 교과서에도 나오는 '지속 가능한 미래'의 구호만을 되새김질한다. 플라톤, 루소, 듀이로부터 교육의 본질을 탐구하지 않고 도구화된 교육의 기능에만 충실한 학력지상주의가 되려한다. 이제부터는 MB 때처럼 통계 숫자 올리는 데만 온 힘을 쓰면 된다.

당신이 떠나면, 서울의 조전혁과 함께 "反지성교육 OUT, 反자유교육 OUT, 전교조 OUT"의 슬로건을 내건 분이 우리의 교육감이 된다. 곧 기초학력 미달자가 전국 최저가 되고 2025년에는 대치동보다 수능 수학 1등급 비율이 높을 것이다. 놀랍게도 2042년부터는 충북 영재고 출신의 노벨수상자가 배출되고, 지성과 자유가 교육계에 물결칠 것이다.

요한 보스코가 8년 머문 청사를 떠나는 날, 뒷모습이 내 눈에서 사라질 때까지, 찬송가 323장을 울지 않으며 부르겠다.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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