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10.25 16:36:59
  • 최종수정2022.10.25 16:36:59

이호식

한국교통대학교 교수·(사)한국물환경학회장

우리나라는 UN이 정한 물부족국가이다. 이는 지난 90년대에 유엔 국제 인구 행동 연구소에서 우리나라를 물부족국가로 분류한 데에서 기인한 것이나 실제 우리나라가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금년 대홍수 물난리를 겪으면서 국가적으로 물관리 능력 부족을 여실히 노출하였다. 기후변화 위기는 우리의 삶을 많이 변화시키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물 문제일 것이다. 가뭄과 홍수 발생빈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욱 큰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금년 대홍수에 따른 국내 여러 곳의 침수 문제는 결국 집중 강우량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그와 함께 갑자기 불어난 빗물이 적절하게 배수되지 못한 문제 또한 적지 않다. 도시 침수는 무엇보다 도시가 발달하면서 빗물이 적절하게 땅속으로 스며드는 녹색 공간이 점점 줄고 아스팔트나 콘크리트와 같은 불투수층이 증가하면서 예견된 재난이다. 특히 지대가 낮은 지역일수록 빗물이 집중되면서 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빗물 배수 관로는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의 이상 기상에 따른 집중호우에는 빗물을 적절하게 배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 관 또한 오래전에 설치되어 제대로 관리가 안 돼 빗물을 배수하는 기능을 일부 상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빗물을 배수 관로에만 의지하는 것은 빗물이 배출되는 말단 지역이 집중호우시 침수 위험이 항시 노출되는 것과 다름없다. 과거에는 하수관로에만 집중해서 관 크기를 증가시키는 노력을 해왔으나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시 침수 방지를 위해 빗물을 분산해서 배출시키는 기술들이 속속 도시에 설치되어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노면의 불투수층을 최대한 줄이고 녹색공간을 확보하는 그린 인프라 기술도 있고, 공간이 부족한 대도시 중심으로 많이 논의되고 있는 대심도 터널이나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저지대 도시 지역에 유휴 부지를 이용한 유수지 설치와 같은 방법이다. 노후 관로 개량에서부터 빗물을 분산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기존 도심 지역에 설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한 단순히 피해가 있었던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설치하면 풍선효과에 의해 그 피해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수 있다.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 플랜과 시행이 필요하다. 도시 침수 문제와 별도로 농촌 지역의 집중호우 시 문제는 하천의 범람일 것이다. 불과 수년 전 섬진강 범람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하천의 하상을 정비하고 제방을 높여도 본 문제가 반복되는 것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에 선제적으로 관리를 못 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언제 어느 곳에서 하천이 범람할 수 있는 강우가 항시 도사리고 있다. 그만큼 예상치 못한 빗물이 발생할 수 있는 빈도가 높아진 탓이다. 하늘만 원망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전국 하천을 대상으로 집중호우에 하천의 예상 빗물 배출 경로를 예측하고 이에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는 하천은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일들을 하라고 국민은 세금을 기꺼이 내는 것이고 또한 관계 공기업들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곳이다. 최근 선진국에서 물관리를 위해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있다. IOT와 AI와 같은 기술이다. 도시 침수 예상 지역이며 하천 범람이 예견되는 곳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센서를 이용한 홍수량을 예측하고 하류 지역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동시에 수질까지 관리하는 좋은 사례들이 있다. 도시 침수는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게 한다. 항시 재난이 닥치면 서민들이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우리나라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일이고 현재도 진행형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임시방편으로 문제가 발생한 곳만 서둘러 덮어 넣고 끝내곤 했다. 도시나 농촌이나 물관리는 한두 곳만 보아서는 안 된다. 비록 늦더라도 철저하게 모든 곳을 살피고 예측하고 돌아보는 노력과 투자와 지혜가 필요하다. 물관리 능력부족 국가라는 오명이 이 땅에서 살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