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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3.30 16:44:58
  • 최종수정2021.03.30 16:44:58

이호식

한국교통대학교 철도인프라시스템공학과 교수

지난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었다. UN은 올해 세계 물의 날 공식 주제로 "물의 가치"를 선정하였다. 물의 가치로써 맑은 물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로 대부분 선진국에서 좋은 물을 국민에게 공급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물 환경은 인간의 기대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물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70년대에 비해 현재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이 20년 이상 늘어난 것은 그만큼 물관리가 인간의 생명 연장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영국의 유명 의학저널인 BMJ(British Medical Journal)에서는 20세기 인류의 건강 기대수명 연장에 기여한 발명품으로 페니실린과 같은 의약물질이 아닌 상하수도 인프라를 꼽고 있는 것도 그만큼 맑은 물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소중한 물을 모든 인류가 풍요롭고 안심하게 음용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국가에서 먹는 물이 부족하여 고통받고 있는가 하면 비록 물은 있지만, 오염되어 사용하지 못하는 곳도 많이 있다. 2003년에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53톤으로 세계 153개 국가중 129위로 PAI 기준의 물스트레스국(1,700톤 이하, 물 부족 국가로 표현)으로 분류되었다. 이는 강수량은 비교적 풍부하나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어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하여 홍수기에 넘치는 많은 물은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가는 반면 가뭄이 지속될 때는 농사나 산업에 활용할 물이 부족하여 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농업을 주요 근간 산업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농업이야말로 가장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산업이다. 해서 전국적으로 여러 곳에 저수지를 축조하여 농업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고 활용해 온 것이다. 지금도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저수지들이 농업용수 공급에 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막상 크게 물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부족한 물은 저수지나 댐과 같은 저류시설을 만들면 해결되지만, 그 질은 단순 저류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수질을 저해하는 후진국형 물 오염 사고가 아직도 빈발하게 발생하고 있다. 과거 수돗물 페놀 사건은 차치하고라도 최근 2, 3년 사이에 수돗물에서 나타난 불산 문제에서부터 적수와 지난해 전국을 흔든 붉은 유충 문제에 이르기까지 매년 물 환경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국민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수돗물 음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1%도 채 안 되는 국민만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돗물을 그대로 음용하는 물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직도 요원한 현실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물 사용량도 증가하고 산업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양상도 복잡다단해지면서 점점 더 우리의 상수원이 오염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구제역이나 조류 독감의 경우 발병시 해당 사체를 전 국토에 매몰하면서 지하수와 인근 물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하수에서도 발생되고 있다는 보고가 국내외에서 소개되고 있어 한층 더 물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모든 인류는 맑은 물을 누리고자 하는 욕망과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해 많은 건강상 위해요소들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삶을 희망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누리고 있는 물 환경은 잠시 이용하고 미래의 세대에게 더욱 맑은 물로 물려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비록 산업 발전 단계에서 오염된 환경을 경험했다 해도 지금보다 더 맑고 건강한 물 환경으로 보존된 금수강산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현재 물의 가치는 지금 당장의 가치보다 미래의 가치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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