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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식

한국교통대학교 교수·(사)한국물환경학회장

우리 농촌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비닐하우스가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이전에는 이맘때가 농촌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계절이었다. 농사에서 가장 많이 필요한 것이 물이므로 1년 중 물이 제일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반면 기상학적 경험 자료를 보면 1년 중 가장 가뭄이 심한 때이기도 하다. 금년만 해도 최근 들어 모내기에 충분한 비가 내린 날이 손꼽을 정도다. 논마다 물 공급에 농민들이 분주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전체 물 이용량 중 농업용수가 전체 사용량의 50%를 상회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농업에는 절대적으로 많은 물이 필요하다. 즉 물과 농업은 절대적으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우리나라는 지형학적 특성상 동고서저(東高西低)형의 지형이고 하천의 경사가 급해 비가 오면 곧바로 바다로 유출되므로 빗물이 모이는 지형이 아니다. 즉 자연형 저수지나 호수가 발달할 수 있는 지형이 아니다. 더욱이 1년 중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강우가 내리다 보니 물을 이용하는 데에는 매우 불리한 기후와 지형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크고 작은 저수지를 축조해 농업에 적절히 활용했다, 전국적으로 2만여 개소가 넘는 저수지와 충북 지역의 700여 개소의 저수지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삼국시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저수지가 만들어져 농업에 필요한 물 공급에 절대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물 이용량이 급증하면서 댐과 같은 대규모 저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량에만 관심이 있었으나 하천과 호소의 수질 악화와 함께 국민적 물 환경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맑은 물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효과적 물 사용을 위해 지난 2018년 수량과 수질을 동시에 관리하는 물관리 일원화법을 제정해 물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량과 수질을 개별적으로 서로 다른 부처나 기관에서 관리했다. 이로 인해 양질의 수량 확보나 물환경 보전, 지표수와 지하수의 균형적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를 야기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물관리 일원화 제도가 시행된 것이다. 본 제도 이후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댐과 하천의 물을 환경부에서 일원화해 관리함으로 양질의 물을 안정적으로 국민에게 공급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체 물 사용량 중 절반 이상인 농업용수는 물관리가 일원화된 이후에도 여전히 별도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즉 현재 시행 중인 물관리 일원화는 절반의 일원화 제도인 것이다.

농업용수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저수지의 경우 수량 확보도 중요하지만 최근 들어 오염물질의 종류가 다양화되면서 수질이 더욱 중요한 관리 지표로 검토되고 있다. 맑은 물로 재배된 농작물은 국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저수지 대부분이 50~100년 전에 축조된 시설들이므로 시설의 안전에도 문제가 있고 당연히 오랫동안 고인 물이므로 수질에도 영향이 없을 수 없다. 대부분 저수지가 축조 이후 퇴적물이 바닥에 축적되다 보니 저수용량도 감소하고 퇴적물에서 용출되는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농업용수의 수질이 저하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현행 시행되고 있는 농업용수의 수질 기준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에 적정한 가에서부터 안정적 수량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지 물관리 일원화 시대에 걸맞은 국가적 검토가 필요하다. 통합 물관리 차원에서 농림부와 환경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차제에 필요하다면 농업용수 또한 물관리 일원화 정책에 포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분포된 댐과 저수지 및 하천의 수질과 수량을 통합해 안정적으로 맑은 물을 국민에게 공급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모든 영역에서 도입되고 있는 IoT나 빅 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물관리에서도 시급히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강우 발생 패턴이 일정치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하천이나 호소에서의 수질도 변화가 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관리는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급변하는 강우 현상을 예측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물을 선제적으로 확보함으로써 국민이 물로 인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기본적 책무이다. 공급되는 물은 당연히 양질의 맑은 물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물관리 일원화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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