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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1.31 16:23:17
  • 최종수정2021.01.31 16:23:17

박의석

금왕 서울마취통증의학과 원장

보통 몸이 좋지 않거나 어딘가를 살짝 다친 경우 며칠 정도 기다려보다가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병원을 찾게 된다. 그런데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나 약 처방을 받아 복용 했음에도 증상 호전이 없으면 더 복잡한 치료나 정밀검사를 권하게 되는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시간이 없거나,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며칠 일을 쉬기가 어려워서, 혹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그냥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지켜보는 것을 선택한다. 그런데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되는 것을 방치하다가 후유증이 발생하거나 만성화가 될 경우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많은 증상들이 만성화 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신경 증상이다. 신경에 문제가 생겼는데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만성화가 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척추관 협착증과 대상포진을 꼽을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 증상의 경우 척추에 있는 구멍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좁아지면서 우리 몸의 중심 신경 구조물인 척수가 눌려서 발생하는데, 척수가 눌리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내부의 신경 세포 자체가 변성되게 된다. 한번 변성된 세포는 현재 의학 기술로는 아직 되돌리기 어렵다. 일단 변성이 되고 나면, 수술을 해서 척수를 누르고 있는 구조물을 제거하더라도 증상은 여전히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허리나 목 수술은 잘됐다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한 초기에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방치하지 말고 이러한 변성이 일어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대상포진의 경우 보통 어렸을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척추의 신경절에 남아 있다가 면역이 약해졌을 때 재활성화 되면서 나타난다. 재활성화 된 바이러스는 신경을 따라 해당 신경이 담당하는 팔이나 다리, 머리, 몸통 등 여러 부위에 피부 병변 및 가려움이나 화끈거리는 통증을 일으키는데 이 통증은 매우 심각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대상포진이 발병한 이후 비교적 짧은 시간(통상 한달 정도) 후에도 통증이 남아있을 경우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의 경우 다양한 치료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 통증은 굉장히 오랜 시간, 수년에서 수십 년, 불운한 경우 평생토록 지속된다. 대상포진이 발병한지 한 달 정도가 지난 시점에 남아있는 통증이 상당히 오래도록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통증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극심한 통증이 남아있을 경우 이 극심한 통증이 약을 먹어도, 갖은 치료를 해도 별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아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져있는 환자나 고령 환자일수록, 대상포진의 부위가 머리에 가까울수록, 대상포진 발병 후 통증이 지속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초기의 통증 치료가 굉장히 중요하며 이때 통증이 심한데도 불구 그냥 몇 주 더 참아보다가는 대상포진후신경통으로 발전하여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기 쉽다. 때문에 대상포진으로 내원한 환자의 경우 이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통증 치료를 시작하고, 될수록 자주 통증의 정도를 확인하고, 시일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통증의 정도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일반 신경차단술에서 더 나아가 더 적극적인 시술을 시행하여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통증의 정도를 미미한 수준 이하로 안정시켜야 한다.

외래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절대 방치해서는 안되는 상태임을 누차 설명했음에도 불구 환자 본인이 느끼기에 아직 좀 참아 봐도 될 것 같아서 그냥 방치하기를 선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결국 몇 달이 지난 후 다시 내원했을 때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쳐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상태가 되어 있기도 한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을 막기 위해서 척추관 협착증이나 대상포진 등 만성화 될 수 있는 신경 증상은 방치하지 말고 가능한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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