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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9.06 14:45:39
  • 최종수정2020.09.06 14:45:39

박의석

금왕 서울마취통증의학과 원장

의대 재학시절 인상 깊게 들은 수업이 있었다.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 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거기에서 중요한 일화가 나온다. 당시 수업을 담당한 강사님이 시골 진료소에서 진료를 보던 중 다친 아이를 치료하게 되었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내원한 아이의 상처부위는 집에 있던 것으로 보이는 천으로 정성스럽게 싸매져 있었고 천을 걷어보니 상처부위에 된장 뿐 아니라 고추장까지 꼼꼼히 발라져 있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원했으면 물리적 외상만으로 끝났을 것을, 다쳐서 생긴 물리적 외상에 더해 잘못된 치료로 인한 화학적 손상에다 감염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여기서 이 할머니의 잘못은 무엇일까· 손주를 생각하는 그 마음은 그 어느 의사가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깊고 숭고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학지식을 최대한 활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하였으며 최선을 다한 것일 거라 짐작된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 상급 의료기관으로 이송까지 적절히 하였다. 문제는 의학지식이 좀 모자랐다는 것 하나 뿐이다. 그리고 바로 그 결정적인 이유 하나 때문에 이 할머니에게는 누군가를 치료하는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 해당 강의의 결론은 좋은 의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 무조건 첫 번째이고 인성은 그 이후에 따질 일이라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사명감, 희생정신 및 봉사정신까지 겸비한 존경할만한 인성을 가졌으나 안타깝게도 실력이 좀 모자란 의사들이 환자 및 주변 동료들에게 선한 마음으로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줄도 모르는 채 저지르는 만행을 숱하게 경험한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옳은 말이라 생각한다.

잘못된 의료행위는 그냥 효과가 없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환자에게 위해를 가한다. 대학병원에서 행해지는 복잡하고 큰 치료에서부터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간단한 상처 소독에 이르기까지 의료 행위는 잘못될 경우 환자의 사망으로까지도 이어진다. 좋고 나쁘고 간에 일단 의사가 되어야 좋은 의사건 나쁜 의사건 되는 것이지, 인성이든 사명감이든 봉사정신이든 다른 좋다고 하는 모든 것이 숭고할 정도로 갖춰져 있어도 실력이 없으면 의사가 아닌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나쁘다. 실력이 모자라거나 잘못된 의학지식을 가지고 있는 의사가 있다면 이 의사는 차라리 인성까지 나빠서 환자를 게을리 보는 것이 모두에게 더 낫다. 부족한 실력으로 뭔가를 환자에게 해줄수록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게 된다면 그냥 아무것도 안 해 주는 것이 환자에게 더 나은데 심지어 이 의사가 인성이 좋고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하여 뭐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 한다면 환자에게 그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할머니가 귀찮아서 손주에게 아무 치료도 하지 않고 그냥 병원에 데려오는 게 아이한테도 더 나았다는 것이다.

실력이 모자란 의사가 유발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환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것이다. 이마에 돌팔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가운만 입고 있으면 다 같은 의사처럼 보인다. 그런데 어떤 의사는 이렇게 치료해야 한다고 하고 어떤 의사는 아니라고 한다. 이러면 누구 말을 믿어야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럴 경우 보통 더 유명한 병원 의사 말을 믿게 마련인데, 이제 그 유명한 병원에 있는 의사조차 도대체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없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병원에서 실력이 아니라 공공의대 출신 중에 우선 선발한다는 이야기가 돌기 때문이다.

요즘 의대 때문에 사회가 많이 시끄럽다. 의사들이 밥그릇 싸움을 하느라 파업을 한다고 한다. 냉정히 말해 현재 의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공공의대가 설립되고 의사 정원이 늘어나고 하는 것이 밥그릇에 별 타격은 없다. 어차피 10년 후에나 나올 사람들인데 솔직히 경쟁상대도 아니고 현직 의사 중 대부분은 10년 후쯤엔 이미 병원을 운영하고 있을 텐데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인건비 싸져서 좋으면 좋지 나쁠 건 없다. 실력 없을 것도 불 보듯 뻔해서 경쟁상대로서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전교1등만 의사를 하는 것은 불평등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평등하게 제비뽑기로 의사 뽑고 병 치료는 하늘에 맡기는 나라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공정한 시험으로 뽑아야 한다. 인성이 아무리 좋아도 실력이 모자란 의사는 차라리 진료를 안보는 게 모두에게 좋기 때문에 정상적인 의사로서 필요한 의학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능과 근성이 있는 사람만 의사를 해야 한다. 의사고시는 난이도 조절을 통해 실제로 자격이 없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합격시킬 수 있고, 의대 내에서의 학점은 더더욱 불투명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입학 단계에서 걸러내야 한다. 이렇게 당연한 말을 '주장'해야 하는 작금의 상황이 우스울 정도지만, 상황이 실제로 시험이 아닌 다른 걸로 의대생을 뽑을 가능성도 있어보여서 어쩔 수 없이 한다. 아무리 사명감이 넘친다고 하더라도 그 할머니가 누군가와 친하다는 이유로 의사면허증을 발급받고 유명하다는 병원에서 교수직함 달고 진료까지 보게 되는 세상은 옳지 않기 때문에 파업을 하는 것이다.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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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건축(공)학과 50주년 기념사업위 김태영·김주열 공동위원장

[충북일보] 한수이남 최고(最古) 사학명문 청주대학교의 건축(공)학과가 개설된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1970년 3월 첫 수업을 시작한 이래 반세기 동안 2천400여 명의 졸업생과 400여 명의 석·박사가 청주대 건축(공)학과를 거쳐 갔다. 이들은 현재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 관계·산업계·학계 곳곳에서 건축설계, 시공분야 전문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건축학과로 출범한 청주대 건축(공)학과는 새천년 들어 5년제 건축학과와 4년제 건축공학과로 분리되면서 전문 건축인 양성의 요람으로 발돋움했다. 쉰 살의 청주대 건축(공)학과 동문회는 '개설 5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를 구성했다. 4일 기념식을 준비하면서 반백년간의 학과 역사를 정리해 한권의 책으로 펴낸 기념사업회 공동위원장 김태영 교수와 김주열 동문회장을 만나 청주대 건축(공)학과의 50년 발자취를 되돌아본다. ◇50년간 청주대 건축(공)학과가 남긴 가장 큰 성과는. "졸업생 2천400여명과 석사 박사 400여명을 배출한 것이다. 청주지역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1970년 3월에 첫 신입생을 선발했고, 1980년부터 청주대 건축학과 출신 동문들이 전문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동문들은 건축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