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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구매한 마스크, 제대로 쓰자

박의석의 의학칼럼

  • 웹출고시간2020.04.05 15:24:39
  • 최종수정2020.04.05 15:25:36

박의석

금왕 서울마취통증의학과 원장

지난 2월 초에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썼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 증상이 있건 없건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보기 힘들 정도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일부에서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스크의 주된 용도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이 아닌, 본인으로부터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면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을 나설 때 마다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결과를 확인한 후 집을 나서는 게 아니라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질병이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건강한지 무증상 감염 상태인건지 구분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건강하게 느껴지더라도 지금 이 특수한 상황에서는 모두가 쓰는 것이 좋다. 고로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상황은 아주 좋은 대처이며 바로 이러한 점이 다른 몇 가지 요소들과 더불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다른 많은 국가들과의 차이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마스크를 쓰긴 쓰는데 제대로 착용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매스컴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이것을 잘못 착용하고 있는 경우가 왕왕 눈에 띈다. 홍보적 측면에서라도 TV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대목이다. 특별히 전염병이 유행하지 않았을 때도 마스크를 패션아이템으로 턱에 걸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도 그런 식으로 착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가장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야할 '대화'시에 그렇게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화 시에 일종의 예의로 마스크를 내리는 것인데, 타인에게 비말(분비물)을 튀겨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기 위해 착용하는 것이 마스크의 첫 번째 목적인만큼 대화할 때야말로 이 마스크가 빛을 발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러한 때에 거의 무의식으로 마스크를 내리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비슷하면서 더 안 좋은 상황이 하나 있는데, 기침할 때 마스크를 내리고 하는 경우이다. 비말이 마스크 내측 표면에 묻는 것을 피해 마스크를 깨끗이 유지하기 위함인데, 이 역시 마스크의 본래 기능을 무색하게 만드는 행동이다. 기침할 때 나오는 바로 그 비말을 막기 위해서 착용하고 있는 마스크인데 정작 기침할 때 마스크를 내리고 비말을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다. 기침할 때 마스크 내측이 비말로 오염되더라도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균이나 바이러스로 오염되는 것이므로 그것이 나를 새로 감염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밖으로 배출되어 타인에게 도달하게 되면 타인에게는 새로운 균이나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기침할 당시 사람이 앞에 있어 직접적으로 비말이 전파되지 않더라도 기침하면서 튀어나간 비말은 어딘가 표면에 묻어있게 된다. 바이러스가 상당시간 이 비말 내에 생존하고 있다가 타인에게 묻으면 이 역시도 바이러스를 전달하게 된다. 애초에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마스크는 나의 비말 및 외부의 오염물질로부터 나건 타인이건 인간 대신 오염되기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품이다. 그러한 마스크를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주변이나 타인을 오염시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입만 가리고 코는 내놓고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숨을 쉴 때 답답하기 때문이다. 마스크의 주된 목적은 내 비말의 방출을 막아 나로 인한 감염을 막는 데에 있지만 외부의 오염원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목적도 분명 있다. 때문에 일정 수준의 필터 역할을 하므로 호흡 시 저항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마스크가 나를 지키는 목적에 특화되어 있을수록 필터의 성능이 강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저항감 역시 강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게 답답해서 코를 내놓고 있다면 나를 지키는 기능의 상당부분은 포기하는 것이다. 본인이 호흡하거나 기침할 때 비말이 코로도 방출되므로 남을 지키는 기능도 포기한 것이다. 쓰나마나한 것이다. 코까지 잘 가려야한다.

힘들게 구매한 마스크, 입과 코를 잘 가릴 수 있도록 잘 밀착시켜 착용하고 대화, 기침 시에 내리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이 특수한 상황에 맞는 예의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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