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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1.03 15:17:34
  • 최종수정2021.01.03 15:17:34

박의석

금왕 서울마취통증의학과 원장

통증의학과에서 가장 많이 보는 질환 중에 디스크 관련 질환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주변에서 흔하게 듣는 질환이기 때문에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다리가 아픈데 허리를 치료해야 한다고 하면 납득하지 못한다.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이내 치료를 거부하곤 한다. 이런 경우 보통 이전에도 다리에만 치료를 받아왔었던 경우가 많다. 다리에 치료를 해도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원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인이 다리가 아니라 허리에 있다는 말에 고개를 저으며 나가버리기 일쑤다. 허리는 안 아프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허리는 멀쩡한데 허리가 문제라니 눈이 안 좋은 것이 간 때문이라는 말만큼이나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 몸의 모든 감각은 전신의 신경을 통해서 뇌로 전달되고, 뇌가 각 신경에서 보내온 신호를 분석하여 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중 머리와 얼굴을 제외한 사지와 몸통의 감각 신경은 등에 있는 척수로 모이게 되고, 이 척수를 통해 뇌까지 올라간다. 신경이란 일종의 전깃줄 같은 것으로 수십 개의 전깃줄들이 모여 다발을 형성한 것이 척수라고 생각하면 쉽다. 전깃줄에 손상이 생기면 거리에 관계없이 전깃줄에 연결되어 있는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신경에 손상이 생기면 손상된 그 부위에 이상이 생기는 것보다 해당 신경이 연결되어있는 먼 부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감각에 이상이 생겨 아무것도 없는데 저리거나 당기거나 시리고 화끈거리며 바늘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운동능력에 이상이 생겨 힘이 빠지거나 심할 경우 마비에 이르기도 한다.

척추는 몸을 지탱함과 동시에 우리 몸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신경다발인 이 척수를 보호하고 있는 구조물이다. 척추는 수십 개의 뼈가 벽돌 쌓듯 줄줄이 쌓여 있는 형태인데, 이 뼈들 사이사이에 추간판이 들어있다.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이 추간판은 척추가 잘 휘어질 수 있도록 하면서 체중을 지탱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주로 수행한다. 바로 이 척추 뼈와 추간판 뒤로 척수가 지나가며 각 추간판 뒤쪽에서 양측으로 한 쌍의 신경이 척수에서 나와 각각이 담당하고 있는 신체부위로 퍼져나간다. 한데 이 추간판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손상이 되게 되면 원래 형태에서 변형되어 한쪽으로 튀어나오거나 심한 경우 터지기도 한다. 돌출되어 나온 추간판이 뒤에 있는 신경을 누르거나 터진 추간판에서 나온 내용물이 뒤에 있는 신경을 자극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 우리가 말하는 '디스크'이다. 디스크라는 단어자체는 사실 질환이 아니라 구조물의 명칭이지만 이 디스크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흔히 디스크라고 줄여 부른다.

이렇게 돌출된 디스크에 의해 신경이 눌리거나 자극을 받게 되면 눌린 그 자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 해당 신경이 담당하는 신체부위, 즉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리면 다리가, 팔이나 손으로 가는 신경이 눌리면 팔이나 손에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허리에서 나오는 신경은 엉덩이나 다리, 발 등 하체로 가기 때문에 허리 디스크가 있으면 해당 부위에서 증상이 발생하고 목에서 나오는 신경은 뒷목이나 등, 어깨, 팔, 손 등 상체로 가기 때문에 목 디스크가 있으면 해당 부위에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가 심한 사람 중에도 허리나 목 자체에는 전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로 인해서 멀리 떨어져있는 팔이나 다리가 아픈 것은 당연한 의학적 사실이지만 디스크로 인해 허리나 목 자체가 아플 수도 있는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오히려 논란이 있는 만큼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허리나 목 자체가 아프지 않은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나는 다리가 아픈데 왜 자꾸 멀쩡한 허리가 문제라고 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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