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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문'…주목받는 오송 벌미 옹기터

1960년 오송성당 건립되기 전까지
'백색순교자'들 신앙적 구심점 역할

  • 웹출고시간2014.08.12 19:59:33
  • 최종수정2014.08.12 19:59:01
프란치스코 교황이 온다. 한국 방문 목적 중의 하나는 윤치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를 복자의 반열에 올리는데 함께 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교황의 일정은 한국 최대의 순교지인 서소문성지와 솔뫼성지, 해미성지로 잡혀 있다.

흔히 박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신자들을 '피의 순교자'로 칭하지만, 살아남아 전교를 한 신자들은 '백색 순교자'라 부른다. 교황 방문을 맞아, 19세기 탄압을 피해 옹기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전교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백색 순교자'들의 신앙적 구심점이었던 오송 봉산리 벌미 옹기터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벌미공소자리

옹기는 한국의 오랜 역사와 함께 전통음식문화와 호흡하면서 명맥을 이어왔다. 이런 옹기의 역사는 흥선 대원군이 1866년 천주교 탄압 교령을 포고한 뒤부터 천주교 신자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게 된다. 신자들은 탄압을 피해 산골로 피신하면서 삶을 영위해야만 했다. 그들이 자신의 신앙을 지키면서도 일가를 이루는데 옹기장이만한 직업도 없었다. 산 속에서 집단촌을 형성하면서 비밀이 유지되었고 옹기를 팔며 전교와 삶을 동시에 꾸려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옹기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

약 200 여 년 전, 천주교인이었던 6대조 박예진 씨는 천주교 세례를 받고 문중에서 퇴출당했다. 그는 식솔을 이끌고 봉산리 일대로 숨어들어 옹기를 굽기 시작했다. 봉산리 일대는 외부와 차단된 곳으로 인근에서 점토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같은 천주교 신자이자 도공끼리 혈연관계를 맺고 선교활동을 하며 살았다.

아버지 박재환 옹과 옹기 전수자인 아들 박성일씨.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 체결되자, 1890년에 프랑스 선교사들이 봉산리 벌미 공장 한 켠에 50평 규모의 공소를 짓고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해방 후에는 청주교구 노기남 대주교(한국최초의 대주교)가 3일간 성사예식을 치르기도 했다. 이곳 벌미공소에는 옥산, 강내, 전의, 조치원 등에서 보통 200~300명의 신도들이 모여들었다. 1960년 오송성당이 건립되기 전까지 벌미공소는 청주 인근지역을 전교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옹기를 만지고 있는 박재환 옹

이런 유서 깊은 곳에서 현재 박재환 씨가 7대째 옹기를 굽고 있다. 온갖 멸시와 천대 속에서도 그는 어린 나이부터 가업을 이었다. 평생을 뜨거운 가마 앞에 바친 대가로 그는 옹기에 관한한 전국 최고의 옹기장이가 되었다. 그리고 2003년도 마침내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12호 옹기장으로 탄생했다.

박재환 옹기장의 4남 1녀 중 셋째인 옹기전수자 박성일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은 정말 감격스럽다. 교황은 124명의 순교자를 시복(諡福)하러 오는 것이다. 천주교를 전교하다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백색 순교자'라 칭한다. 살아남았으니 전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곳 벌미 공소였던 자리는 1960년 오송성당이 세워지면서 지금은 공소터만 보존되어 있지만 천주교 역사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라고 말한다.

'빈자의 성인', '제2의 예수'로 불리는 성인 '프란치스코(1182~1226)'의 이름을 최초의 교황 명으로 택한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교황의 방문과 더불어 우리 고장에 1898년 건립된 명동성당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천주교 공소가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본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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