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 - 청주 수동 '모네의 정원'

2015.10.23 11:26:15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수동에 위치한 카페 '모네의 정원'을 운영 중인 김난영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55. 청주 수동 '모네의 정원' 김난영 대표

청주 수동에 위치한 카페 '모네의정원'을 운영 중인 김난영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대학 때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때 오는 사람의 목적에 따라 그에 걸맞는 장소로 변하는 카페 모습에 반하게 됐죠. 그래서 나중에 꼭 카페를 운영하기로 다짐했고요. 그런데 막상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그런 다짐이 막연한 동경으로 변해 갔어요. 너무 늦으면 안되겠다 싶어 과감히 사표를 내고 구체적으로 사업 계획을 세워 나갔죠. 일단 나무가 많은 곳에 자릴 잡고 싶었어요. 커피를 들고 걷다보면 곧 나만의 정원이 펼쳐지는 그런 곳 말이에요. 그래서 눈 앞에 상당공원이 펼쳐진 이곳으로 결정했어요. 뒤쪽엔 숲속 갤러리가 자리잡고 있고요. 5분 거리에 전혀 다른 두 개의 정원을 거닐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청주의 ‘모네의 정원’인거죠.”

청주 수동에 위치한 카페 '모네의정원'을 운영 중인 김난영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안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장사를 한다고 생각치 않아요. 손님과 마음을 나누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죠.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도 상대가 나를 대하는 마음은 오롯이 전해지게 마련이거든요. 그런 마음이 통해야만 온전히 교류의 장이 될 수 있고요. 그래서 이곳에 오시는 손님 대부분이 단골이에요. 드물게 아끼는 소품이 가게에서 사라질 때도 있긴 해요. 하지만 나쁜 마음을 품지 않아요. 얼마나 소품이 맘에 들었으면 가져갔을까 하고 이해가 되는 거죠.”

“제일 좋아하는 화가가 모네예요. 그의 '지베르니 정원'이 가게 이름의 모티브가 됐어요. 지베르니 정원엔 녹색 건물이 나오잖아요. 이 가게도 처음엔 그 색으로 하고 싶었죠. 그런데 건물이 조립식이다 보니 쓰레기차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차선책으로 그의 정원에 등장하는 연꽃의 보라색을 선택한 거죠.”

“가게 앞에서 매달 말일에 플리마켓을 열고 있어요. 넷이나 되는 친언니들과 축제 같은 장터를 열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었죠. 처음엔 지인과 단골 중심으로 치러지던 행사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행사가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면서 내용도 제법 풍성해지고 있어요. 공방을 운영하는 분과 지역 뮤지션들의 재능기부까지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지난 달 플리마켓은 정말 행복했어요. 행사를 위한 제 노력보다 훨씬 성공적이었거든요. 한 사람의 최선으로 얻을 수 없는 과분한 결과였죠. 사람들이 모여 뜻을 함께 나누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행사가 끝나고도 정신적인 포만감이 일주일 정도 제 안을 따뜻하게 했어요.”

청주 수동에 위치한 카페 '모네의정원'을 운영 중인 김난영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일할 때 이렇게도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느냐며 아들이 제게 묻더군요. 몰래 찍은 제 사진을 건네면서요. 깜짝 놀랐어요.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심지어 낯설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러다 아들과 미래 계획을 세우게 됐어요. 나중에 아들이 어른이 되면 이곳을 확장에 카페테리아처럼 운영하기로요. 저는 플라워 카페를 운영하고 아들은 요리를 내는 식이죠. 그게 제 꿈이에요. 아니, 아들도 동의한 우리만의 꿈이죠. (웃음)”

“저희 가게는 아니고 낮에는 낮대로, 밤엔 밤대로 예뻐요. 며칠 전 동네에 가로등이 안 들어오던 때가 있었어요. 저희 가게 불빛 외 빛이란 건 없었죠. 그 다음날 주민 분들이 이곳에 찾아와 동네를 밝혀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민망하면서도 괜히 뿌듯했죠.”

/김지훈·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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