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북문로에 위치한 라이브카페 '골목다방'를 운영중인 이창옥 대표가 가게 한 쪽 구석을 바라보며 자신의 취미생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승환기자
“고등학교 시절부터 하드코어 밴드활동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음악을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예전에 접었죠. 하드코어라는 장르가 대중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배고픈 예술가처럼 흔한 것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 가게에 음악을 더해보자 하게 된 거예요. 커피만 파는 가게가 아니라 시민들과 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요. 그럼 나도 좋고, 골목을 지나는 시민들도 좋고, 이 골목의 부가가치도 높아져 주변 상인들도 좋고, 모두 좋지 않을까요?”
“취미로 음악을 하고 있지만 학예회 같은 공연은 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어쩌면 무대 위의 공연가나 그걸 보는 관객들이나 서로가 슬픈 일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밴드는 정규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취미로도 충분히 완성도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인 거죠. 먼 훗날 아이들이 생기면 아빠가 음악하는 사람이란 걸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도 될 수 있는 거고요.”
“이름은 골목다방이지만 맥주와 칵테일도 같이 판매하고 있어요. 조금은 이상할 수도 있지만 이미 서울 홍대 쪽은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거든요. 그걸 미리 염두에 뒀기 때문에 업종신고도 휴게음식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했어요.”
청주시 북문로에 위치한 라이브카페 '골목다방'를 운영중인 이창옥 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자신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이 가게 앞 골목이 주는 느낌이 마음에 들어요. 다른 골목에선 찾기 힘든 이 골목만의 분위기가 있거든요. 가게에서 공연할 때면 이 골목은 소극장으로 변신해요. 이 골목을 걷는 사람들은 어느덧 관객이 되어 공연하는 밴드와 함께 소통하거든요. 그땐 그림이 제법 그럴싸해요. 그런 모습을 보면 참 흐뭇하기도 하고. 잘했다 싶죠. 이게 진짜 축제구나 싶기도 하고요.”
“가게를 오픈했을 때부터 골목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더라고요. 아픈 녀석을 병원에 데리고 가 치료를 해준 적도 있고, 이젠 거의 가게에서 키우다시피 하게 됐네요. 그런데 요즘 동네고양이들이 다 몰리는 바람에 사료 값이 부담일 때가 있어요. 그래도 제가 시작한 만큼 끝까지 책임을 지고 싶어요. 녀석들을 보는 게 제 일상의 행복 중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부모님 친구분 중에 건강에 특별히 신경 쓰던 분이 계셨어요. 평생 술 담배는 입에 대지도 않고 살던 분이셨죠. 그런데 갑자기 후두암으로 돌아가시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사람의 죽음은 노력으로 막을 수 없다는 걸요. 그래서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기로 결심했어요. 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낸 채 죽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말은 하면서도 고민이 많은 건 왜일까요.”
/김지훈·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