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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6.23 15:12:56
  • 최종수정2016.06.23 15:13:07

이두희

공군사관학교 교수

비행의 멋은 에어쇼 팀의 화려한 기동에서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우렁찬 폭음과 함께 푸른 하늘도화지에 다양한 그림을 그려내는 그들의 힘찬 움직임에는 속이 후련해지는 감동이 있다. 알고 보면 장쾌한 하늘그림의 테마는 여러 대의 비행기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편대비행'을 통해 구현된다. 아무리 고난도의 기동을 선보인다 하더라도 여러 대가 아닌 한 대의 움직임이라면 그림은 밋밋해지고 웅장한 멋은 기대하기 힘들다.

높은 가을 하늘에 부메랑 모양의 편대대형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떼도 마찬가지다. 몇 천 킬로미터의 먼 거리를 날아가기 위해 그렇게 무리를 지어 날게 되었지만, 기러기의 상징은 역시 편대비행 모습이다. 가창오리는 수천, 수만 마리의 개체가 모여 거대한 하나의 몸체처럼 꿈틀거리듯 춤을 춘다. 그들의 신비한 편대비행 능력은 과학과 예술의 경지를 넘었다. 이처럼 날아다니는 것들의 편대비행은 비행을 한 차원 높은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동물들의 편대비행은 선천적이고 본능적인 감각에 의존하고 있지만 인간들은 그러한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 초급 단계를 넘어서 중급 훈련과정에서야 배우게 되는 조종사의 편대비행은 애초에 없던 감각을 반복적 훈련으로 길러 내야하는 지난한 과정이다. 조종사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하나의 관문이다. 불규칙하게 흔들리는 삼차원 공간의 비행기를 '기고(機高)', '기장(機長)', '기폭(機幅)'을 수없이 되뇌며 안정시켜 가는 시간은 차라리 비행기와의 교감을 이루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 또한 리더의 신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려면 동료조종사와의 일치된 호흡이 필수적이다. 간단한 손동작과 작은 날개 신호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자신의 역할과 전체의 흐름을 잠시라도 놓쳐서는 아니 된다. 특히 편대대형을 유지한 채 이륙과 착륙을 하는 비행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사관생도 시절 가장 기본이 되는 제식훈련은 단체행진, '퍼레이드'였다. 두 명이상이면 항상 편대대형을 갖추고 발과 팔을 맞추어 걸어 다녔다. 평균 일주일에 한 번은 전교생이 참여하는 대규모 퍼레이드 훈련을 하였다. 100명에 가까운 많은 인원이 하나의 부대가 되어 가로·세로·대각선의 줄을 정확하게 맞추고 일치된 손과 발의 동작으로 행진하는 모습은 수많은 훈련의 결과였다. '몰아일체(沒我一體)', 나를 버리고 전체가 한 몸이 되어야 제대로 된 퍼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공군 사관학교 졸업식 행사의 피날레는 수십 대의 전투기편대 공중퍼레이드이다. 선배조종사들이 이제 막 장교가 되어 출발하는 후배들에게 일치된 편대비행을 보여줌으로써 단결력과 팀워크를 전수한다. 나 역시 전투조종사로서 후배들의 졸업식 퍼레이드에 참여한 날은 가슴이 뿌듯한 보람과 긍지를 느꼈었다. 그들은 멀지 않은 시기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편대원이기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삶도 하루하루가 편대비행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심지어 길거리에서조차 편대비행의 연속이다.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제 위치에서의 역할과 약속된 규범을 잘 지켜야 하는 기본원리는 사회생활이나 편대비행이나 다름없다. 개인의 두드러짐보다 주위와의 조화를 생각할 줄 알고, 나로 인해 전체가 좌우된다는 건강한 편대정신이 살아있어야 선진사회이다. 그렇다고 전체주의처럼 개성을 죽여야 한다는 뜻은 단연코 아니다. 개성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요즘, 개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니 불필요한 경쟁과 불신감이 팽배해지는 사회적 현상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편대정신과 개성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편대정신을 버려야 개성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개성이 아니라 개인주의이고 독단이다. 오히려 개성과 개성이 어우러지게 하고 개성을 살려 전체를 이롭게 하는 것이 진정한 편대정신일 것이다. '블랙이글'을 통해 편대비행의 아름다움을 다시 음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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