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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2.11 14:58:43
  • 최종수정2015.07.08 13:30:37

이두희

공군사관학교 교수

무심코 바라보는 하늘은 늘 비어있다. 하지만 파란 하늘에 하얀 분필로 선을 그은 것 같은 비행운을 따라가다 보면 그곳에 길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비행기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 같아도 자세히 보면 질서 정연하게 주어진 길을 오가고 있다. 끝도 없이 넓은 하늘에 왜 길이 필요하냐고? 우리 삶은 걸음마를 막 떼어 놓을 때부터 길에 길들여지고 있어서 그렇다. 길이 없는 곳은 불안하다. 실제로 하늘이 아무리 넓다지만 빠른 속도의 비행기들이 이리저리 제멋대로 다닌다면 위험상황이 자주 일어날 것이다.

비행기가 다니는 길은 자동차 길과 좀 다르다. 각종 선과 신호등으로 이루어진 길이 아니라 전파로 가상의 선을 그어 놓았을 뿐이다. 비행기들은 길마다의 지정된 주파수를 맞추고 전파를 따라간다. 많은 비행기가 다니기 위해서 위 아래로 고도를 다르게 하여 여러 층을 이루고 있다. 물론 표지판이나 신호등은 없다. 대신 비행기들의 고도를 지정해주고 운행을 감시하는 통제소가 있어 안전한 비행이 되도록 해 준다. 비행기끼리 충돌할 위험성이 있으면 서로 경고해주는 레이더장비(ACAS)도 갖추고 있다.

1983년 9월1일 승객 269명을 태운 대한항공 소속 민항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었다. 당시 항공기는 조종사의 착오로 정해진 길을 벗어나 러시아 영공을 침범했다가 비극적인 일을 당했다. 뚜렷한 표시가 없는 하늘길이지만 올바른 길을 정확하게 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2000년에는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남북한 간의 직항로(直航路)가 열렸다. 상호 합의하에 동해와 서해 상공에 각각 한 개씩 하늘 길을 개설하여 직접소통의 길을 텄다. 그 전에는 지척간인 서울과 평양사이를 오고 갈 때도 중국 베이징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먼 길을 택해야 했다. 한동안 직항로를 통해 사람들도 오가고 구호물품도 날랐지만 남북한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막히고 말았다. 길이 생기고 왕래를 하다보면 가까워지기 마련인데 서로에게 신뢰감이 무너지면 있던 길마저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사람들이 다니는 곳만 길인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의 궤적도 길이라 여긴다. 약관에서부터 이순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조종사를 천직으로 살아왔으니 나의 인생역정도 하늘의 길인 셈이다. 되돌아보면 어렵고 힘든 적도 많았지만 조국의 하늘을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걸어온 길이다. 때론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어야 했지만 어깨를 감싸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두려움 없이 지켜온 길이다. 지금도 갈고 닦아온 비행기술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더없이 행복한 길이기도 하다.

길의 역할은 소통이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걸쳐있는 길의 소통을 통해 인류 문명이 발전되어 왔다. 앞서 간 사람들의 길을 따라 가려는 소통이 있었기에 후세 사람들은 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가 '소통의 부족'에서 비롯하고 있다고 한다. 시대적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땅과 바다와 하늘엔 그물처럼 촘촘하게 길이 연결되어 있다. 무한에 가까운 통신수단으로 인해 사람간의 실제 거리는 훨씬 가까워졌는데, 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선지자의 발자취가 책으로, 드라마나 영화로, 그 외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그것이 길로 이어지지 않는 까닭은 왜일까.

혹시 우리가 너무 무감각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은 아닐까. 기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일상으로 인해 느낌 없는 하루하루를 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소통은 '공감나누기'이다. 나 스스로 감동이 없는 삶은 다른 사람의 공감도 없다. 결국 나의 길이 후배들에게 공감의 길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과 지식에 앞서 감동을 전해야한다. 내가 먼저 삶의 곳곳에 숨어 있는 멋과 감동을 찾아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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