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8.8℃
  • 맑음강릉 13.1℃
  • 흐림서울 9.0℃
  • 흐림충주 9.1℃
  • 흐림서산 8.5℃
  • 흐림청주 9.8℃
  • 흐림대전 9.3℃
  • 흐림추풍령 8.8℃
  • 흐림대구 13.1℃
  • 맑음울산 14.2℃
  • 흐림광주 ℃
  • 맑음부산 13.6℃
  • 흐림고창 9.7℃
  • 흐림홍성(예) 8.5℃
  • 맑음제주 11.8℃
  • 맑음고산 11.2℃
  • 구름많음강화 8.4℃
  • 흐림제천 8.6℃
  • 흐림보은 9.2℃
  • 흐림천안 9.3℃
  • 흐림보령 8.9℃
  • 맑음부여 8.3℃
  • 흐림금산 9.4℃
  • 맑음강진군 10.4℃
  • 맑음경주시 13.7℃
  • 맑음거제 12.2℃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장현두

시인·괴산문인협회장

생전에 어머니는 "아이구, 허리야. 허리가 다락다락 에린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중년 이후에는 점점 심해졌고 나는 그런 말이 유독 큰아들인 내 앞에서만 더하시는 것 같아 듣기 싫었다.

어머니 가시고 세월이 흘러 내가 그때의 어머니 나이가 되었을 때 내 허리도 고장이 났다. 척추관협착증이 와서 몇 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였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다행히 명의를 만나 적합한 수술을 받고 어느 정도 일상생활이 회복되었다. 어머니는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시절인지라 수술은 엄두도 낼 수 없어 아픔을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던 것인데 난 그것을 그리 헤아리지 못했다. 더욱이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자식들을 먹여 살리느라 평생을 허리와 고개로 행상하러 다니셨다. 시골 이 마을 저 마을로 무거운 잡화 상품과 물건값으로 받은 곡식 서너 말까지 머리에 이고 논둑길 밭둑길을 하루에도 몇십 리를 걸어 다니셨으니 그 허리가 온전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젊은 시절에는 별 내색이 없었으나 중년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허리가 다락다락 에린다는 말이 신음처럼 나왔던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허리를 써야만 하는 일이 많다. 텃밭 농사 중에 고구마도 허리를 많이 써야 한다. 하지만 나는 매년 꼭 심는다. 이유는 온 가족이 모여 김장도 하고 고구마도 캐는 즐거운 잔치를 위해서다. 또한 고구마가 그렇게 맛있다는 아들 손주가 있으니 안 심을 수가 없다. 그런데 갈수록 내게 고구마 농사가 힘에 부친다.

올해는 고구마를 심는 방법을 바꿨다. 보통은 두둑에 먼저 비닐을 덮고 꼬챙이로 고구마순을 3~40도로 찔러 끼워 넣는 방법으로 하는데 이렇게 하면 고구마가 크기가 들쑥날쑥해서 먹기에 적당하지 못하다. 그래서 전문 농사꾼처럼 고구마순을 먼저 심고 나중에 비닐을 씌운 후 고구마순 끝을 빼내는 방법을 택했다. 문제는 심는 방법을 바꾸니 허리를 쓰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일이 고구마순을 빼낸 후 가운데 흰 띠가 있는 검정비닐을 모두 흙으로 덮어줘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척 힘들었다.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다, 해지기 전까지 작업을 마치기 위해 서두를수록 마음은 급하지만, 바늘허리에 매어 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그 당시 어머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행상 나간 어머니는 어스름해질 무렵이면 머리에 인 짐이 아무리 무거워도 허리와 고개가 아픈 것은 둘째 치고 서둘러 집에 오기 위해 마음은 숯덩이처럼 타셨다. 그 바람에 허리는 또 얼마나 망가지셨으며 그런 일이 어찌 한두 번 이었을까. 그렇게 닳을 대로 닳아진 허리를 병원 한 번 가 보지도 못했으면서 허리 아프다는 말씀을 돈이 두려워서 듣기 싫어한 나는 불효자식임이 틀림없다. 어머님 저는 용서를 구할 자격도 없습니다.

이제 세월이 흐르고 흘러 내가 어머니 나이가 되었고 자식들이 그때 내 나이가 되었다.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움이 있어선지 자식 앞에서 아프다는 소리가 안 나온다. 아니 가능한 허리고 몸 어디고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옛날의 나처럼 자식이 듣기에 부담스러워할 것이니까.

오늘도 텃밭과 잔디밭에 허리 숙여 풀을 뽑았다. 한참 하고 나면 허리가 몹시 아프다.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으니 나 혼자 외친다. "아이구, 허리야. 허리가 다락다락 에린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을성 신임 충북우수중소기업협회장 취임

[충북일보] 이을성(62·에스에스지에너텍 대표이사) 8대 (사)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이 8일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는 이날 정기총회와 회장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정기총회는 △협의회 운영 경과보고 △감사보고 △주요 안건 심의 등이 이뤄졌다. 2부 회장 이취임식은 박종관 회장의 이임사와 협회기 인수인계에 이어 이을성 신임 회장의 취임사와 감사패 전달이 진행됐다. 박종관 회장은 이임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우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회원사의 사업 발전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을성 신임 회장은 △지속가능한 충우회 △회원 확충을 통한 질적·양적 도모 △충우회 회원사들을 위한 교육, 정보, 지원사업 등 실질적 도움을 확장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의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된다"며 "중소기업인들이 그 역할을 책임져오는 시간이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이 지나온 길을 잘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