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흐림충주 25.2℃
  • 흐림서산 23.4℃
  • 청주 24.5℃
  • 대전 24.5℃
  • 흐림추풍령 25.6℃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홍성(예) 24.7℃
  • 흐림제주 29.7℃
  • 흐림고산 22.9℃
  • 흐림강화 22.9℃
  • 흐림제천 23.8℃
  • 흐림보은 24.4℃
  • 흐림천안 24.4℃
  • 흐림보령 24.3℃
  • 흐림부여 24.7℃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장현두

시인·괴산문인협회장

나이 들어가면 두드러지는 증상이 있다. 건망증이다. 건망증은 무언가 기억해야될 만한 것들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 기억해야 하는 일은 쉽사리 잊히지 않는다. 어느 순간 잊는다 해도 기억을 더듬어 생각하면 대부분 살려낸다. 그러나 나이 들면 달라진다. 이제 나도 흔히 말하는 칠학년에 진급해 심한 건망증의 시대에 들어섰다. 말 그대로 돌아서면 까맣게 잊어버린다. 도대체 기억을 되살릴 수가 없다. 그래서 외출할 때는 습관적으로 세 가지는 꼭 되뇌어 본다. 휴대폰, 자동차키, 지갑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는 다 중요하지만 이 중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그야말로 아무 것도 못한다. 어디 연락을 할 수도 받을 수도 없어 난감하다. 더구나 휴대폰에 온갖 정보가 저장되어 있고 신용카드까지 끼워 갖고 다녀 이걸 잃어버리면 정신과 재산까지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꼴이 된다.

언제부터 우리는 이 조그만 기계가 없으면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을까. 휴대폰 나오기 전 시대에는 이것 없어도 잘만 살았다. 이제는 이 휴대폰이 보물이다. 휴대폰 보다 차라리 돈을 잃어버리는 것이 낫다.

얼마 전에 지하철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사고 휴대폰에 끼워 두는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기차를 타고 두 정거장 지나 무슨 문자 보낼 일이 있어 휴대폰을 찾았더니 아뿔사 가방 속에 끼워있어야 할 휴대폰이 안 보였다. 순간 식겁했다. "어, 어찌 한다?" 정신을 가다듬어 기억을 더듬었더니 아직은 기억세포가 다 죽지 않았는지 편의점에 들러 어렴풋이 양손에 물건을 들은 탓에 편의점 입구 난간에 휴대폰을 잠시 놓았던 기억이 났다. 다시 허겁지겁 되돌아가 봤더니 다행히 휴대폰이 그 자리에 있었다. 잃었던 자식 찾은 양 어찌나 반가운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또 한 번의 사건은 지난 강릉문학기행 때 일어났다. 이번에는 우산이다. 비가 간간이 내려 우산을 쓰며 예정한 명소를 둘러보고 나서 까페에 들러 얘기를 나눈 후 저녁식사를 위해 다른 곳으로 7~8분 걸어 이동했다. 우산은 까페 입구 우산통에 넣고 들어갔었는데 나올 때 또 까맣게 잊고 그냥 나온 것이다. "또 사고를 쳤구나" 자책하며 이제는 내 기억력을 믿지 못한다. 어쩔 수 없다. 다만 그 얕은 기억이나마 꽉 붙잡으려고 미리 생각해서 항상 "뭐 빠진 거 없나?" "놔두고 나오는 건 없나?" "챙길 것 없나?" 하고 스스로 되뇌어 묻는다.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잠을 충분히 자고 독서, 시낭송 등 머리를 많이 쓰는 활동을 하며 걷기운동, 과일채소식단 위주로 하면 어느 정도 기억력 감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노화는 필연적이어서 기억력 감퇴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다만 치명적인 치매가 오지 않으면 다행이고 크고 작은 건망증에 대처하기 위해 평소에 '스스로 묻고 챙기는 것'을 습관화 하는 것이 휴대폰 같은 보물을 잃어버려 낭패 보는 일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계절의 운행이 어김없이 이행 되듯 우리 인간도 생로병사의 단계를 거스를 수 없다. 모든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점점 작아져가는 자신을 한 발 떨어져서 화려했던 장미 지는 모습 보듯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오늘 따라 파란 하늘 흘러가는 흰 구름이 나이고 싶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