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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1.22 14:43:36
  • 최종수정2025.01.22 14:43:36

장현두

시인·괴산문인협회장

세상을 살다 보면 인간관계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게 없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인생은 인간에서 시작해서 인간으로 끝난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현장에서 만나 인연을 맺게 되는 수많은 사람과 원만하게 잘 지내는 방법은 없을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일까.

벌써 2천500년 전에 공자께서는 그 해법을 간파하고 사람들에게 전파하였다. 논어에 '안평중 선여인교 구이경지(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란 구절이 있다. 공자는 제나라 대부 안평중에 대해 평하기를 "안평중은 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래되어도 공경한다"고 말했다.

"구이경지( 久而敬之)", 사귄 지 오래되어도 공경함을 잃지 않는 자세가 좋은 인간관계의 핵심임을 가르치고 있다. 사실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공경하며 지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인간사 복잡다단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부닥치다 보면 좋은 감정보다는 서운한 때가 더 많고, 이념이나 가치의 차이에서 오는 마음의 벽이 철벽같아 도저히 함께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긴다. 이런 때는 서운하고 미운 마음이 들불처럼 일어나 평정심을 잃어 공경은커녕 최소한의 존중 마저 하기 어려운 인간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서로 공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관계는 껍데기일 뿐이다. 그것이 이해관계이든 애정 관계이든 무슨 관계이든 인간으로서 공경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존경은 못 하더라도 공경은 해야 하고 그마저도 어렵다면 최소한의 존중은 해야 서로의 관계가 유지되지 않을까 한다.

존중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너는 틀리고 나는 맞다'가 아니라 '나도 틀릴 수 있고 너도 틀릴 수 있다'이다. 그러면서 그 '틀림'을 '다름'으로 보면 좋지 않을까 한다. 그의 생각과 행동이 나와 다를 뿐이지 그것이 틀리고 맞고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 '다름' 자체를 그대로 존중하면 관계는 원만해지지 않을까 한다. 너무 자기만 옳다는 자세는 아집에 가까울 수 있고 아집으로 가서 인간관계는 어려워지는 예는 흔히 보게 된다. 아집에다 독선까지 가면 파탄으로 간다. 아집과 독선으로 똘똘 뭉치면 독재자가 출현했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인간의 삶은 사람들 관계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사람 관계는 생존의 바로미터가 된다. 좋은 인간관계를 가져야 좋은 삶을 만들 수 있음은 당연하다.

공자께서 '오래되어도 공경하라'는 지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철리이다. 풀지 못하는 어려운 인간관계로 인해 고민한다면 내려놓고 한 번쯤은 이 '공경'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공경이 안된다면 최소한의 존중이 있었는가를 헤아려 보고 대처를 해야 좋다고 본다.

공자께서는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위해서 이러한 최종방책까지 제시했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말라"고.

그렇지만 이를 현실 세계에 적용하려 한다면 무리한 점이 많을 것이다. 오히려 관계를 너무 편협하고 왜소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하나의 잣대로만 재단하기에는 우리 현대의 인간관계는 너무 복잡다단하다.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처하되 최소한의 존중심을 바탕으로 오래도록 공경함을 잃지 않는다면 크게 낭패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상대가 나에 대해 아무리 마음에 안 든다 해도 내가 최소한 공경하거나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음을 안다면 그리 매몰차게 관계를 끊어버릴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희망과 성장을 상징하는 올해 푸른 뱀의 해에는 공경과 존중을 화두로 푸르디푸른 인간관계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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