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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숙

청주대학교 명예교수·교육학박사

동물의 세계에서 질서유지의 유일한 길은 힘이다. 이 절대적인 힘은 싸움으로 정해진다.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도, 동정의 여지도 없다. 오직 이기는 것만이 최선이며 아무도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 그 길만이 생존의 길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약육강식의 질서를 비웃으며 인간의 우월성을 자랑할 때, 만약 동물들이 입을 열어 이렇게 반론을 제기한다면 우리는 혹 당황하지 않을까. "그래도 우리는 베일을 쓰고 능청을 떨거나 비열하게 뒤에서 뒤통수를 치지는 않소. 또한 어떤 힘에 빌붙어서 큰 소리를 치거나 그 힘을 이용해서 상대편을 죽이지도 않소. 우리는 오직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그 판정에 복종하지요."

우리 인간들도 동물의 속성을 가졌음인지 인간이 모인 곳에는 의례 크고 작은 싸움이 따른다.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간의 싸움은 그칠줄 모른다. 어떤 싸움이던 간에 양편은 모두 자신이 옳음을 주장한다. 싸움의 바람직한 종결은 이해 또는 양보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종결이 아닐 때 그 중 한 쪽은 억울하고 분하고 슬프다.

인간사회가 동물의 세계와 다른 것은 인간사회는 사회규범이 있고 그것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다. 사회규범은 관습, 도덕, 법률로서 만인의 자유를 위하여 개인의 자유를 스스로 구속하는, 즉 자유를 전제로 한 구속이며 통제이다. 그런데 이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한 소양이 요구된다.

관습과 도덕은 자율적 규범이나 법률은 강제 규범이다. 자율적 규범을 지킬 수 있는 소양을 가진 사람에겐 법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자율적 규범만으로 통제되지 않는 사람은 강제 규범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흔히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믿고 있지만, 가끔 '모르는 것도 힘이다'라고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만인이 알고 있음에도 끝까지 자신이 옳다고 주장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이것이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어찌 부끄러워 끝까지 큰 소리 치며 싸울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모르는 것도 힘이다.

어른과 어린이가 싸운다면 어린이가 이긴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싸우면 모르는 사람이 이긴다. 정직한 사람과 야비한 사람이 싸우면 야비한 사람이 이긴다. 속이 깊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싸우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이길 텐데, 인간사회에서의 끊임없는 싸움은 과연 누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요즈음 매스컴을 통해 들리는 소식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심각한 다툼, 그것도 일 대 일이 아닌 한 친구를 여럿이 따 돌려서 학교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상태로 몰아가는 패악한 행동들, 중학생만 되면 거기에 더하여 성적인 폭행까지 일삼고 인터넷을 통해 극도의 수치심을 주고 협박까지 일삼는다는 소식에 귀를 의심하게 된다.

그럼, 성인사회는 어떠한가. 연령의 고하를 막론하고 자신과 사귀던 사람이 변심하면 양심의 가책도 없이 죽여 버리는 사건들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이건 단순한 싸움의 문제가 아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비열한 인간 세상에만 있는 현실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다 내 것이다.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차라리 죽여 버리는 게 낫다는 철저한 자기중심적 인간의 행태이다. 예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상상도 못할 만큼 편리하고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들의 인간성은 자꾸 나쁜 쪽으로만 변해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사람을 죽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원한이 있거나 자신이 살기 위해서 부득이 죽일 수밖에 없었던 절실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무차별적인 살인 행위도 빈번히 일어난다. 일고의 양심의 가책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강제규범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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