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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8.02 17:05:12
  • 최종수정2021.08.02 17:05:12

한은숙

청주대학교 명예교수·교육학박사

인생을 살면서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물질이다. 그러나 물질은 삶을 위한 수단일 뿐 인생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현대 사회가 물질만능주의 사회로 변질돼 감에 따라 물질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질되고 있다. 그 결과 물질은 범죄의 대부분의 동기가 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부모와 자식 간, 형제간에도 물질이 개입되면 남이나 다름이 없다.

부부 간에도 예외는 아니다. 옛 부터 '가난이 문 안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창밖으로 도망 간다' 는 말이 있다. 그 만큼 물질의 비중이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지금은 과거처럼 절대적인 빈곤층은 거의 없지만, 많은 현대인들은 상대적 빈곤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TV나 영화 등의 간접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현실을 알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그들을 목표로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반면 부정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계층이 다른 사람들을 특별한 이유 없이 미워하고 싫어한다.

선진국 국민들은 비교적 부자들을 부러워하고 존경하지만, 후진국일수록 적대 감정이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1970~1980년대에는 우리나라도 고급 승용차나 외제차를 주차해 놓으면 누군가 차를 일부러 긁어 놓고 가는 일이 많았던 것이 기억난다. 이러한 현상은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옳지는 않지만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 문제는 오히려 돈이 많은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여러 가지 행태이다.

물질에 대한 평소의 생각은 '내가 쓰고 죽은 돈 만이 내 돈이다'라는 것이다. 남보다 더 많은 물질을 가지고도 남에게 인색한 것은 물론, 자신에게 쓰는 것조차 벌벌 떨고 아끼는 사람들이 있다. 은행에 저축한 돈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내가 쓸 때 까지는 내 돈이 아니다. 내 소유의 땅이나 건물이 많아도 다 소용이 없다. 내가 숨을 놓는 순간 그것은 다 남의 것이 된다.

그러니까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 물질을 어떻게 잘 쓰느냐가 중요하다. 꼭 남을 위해서만 써야 보람 있게 쓰는 것은 아니다. 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고생하며 노력한 자신에게도 상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또 나를 위해 희생한 부모나 내 곁에서 참고 기다리며 보이지 않는 힘을 보태준 아내나 가족들에게도 보상을 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결과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든 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은 건전한 상식이며 선진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미담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그런 면에서 의식의 변화가 있다. 얼마 전 모 방송 뉴스에서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80세가 넘은 할머니가 자신이 평소에 폐휴지를 팔아서 모은 1억 원을 가난해서 공부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써 달라고 전액 기증했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반면, 좀 오래 전에 보았던 뉴스가 생각났다. 모 대학에 200억을 기증한 사람을 위한 감사패 증정식에 그의 가족들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왜 남들도 축하하는 자랑스러운 자리에 가족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그 기증자의 딸은 아직 전세를 살고 있는 세입자라는 뒷이야기가 들렸다. 자식들에게 자립심을 길러줘야 한다는 신념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버지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내 생각만이 옳다는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목과 지혜도 필요하다. 사회에서 칭찬 받고 인정받는 것만이 아닌 가정에서도 존경과 사랑을 받을 때 더 큰 빛을 발하지 않을까.

물질은 쌓여 있는 한, 물질 일 뿐, 그것이 쓰여 질 때 비로소 가치를 발휘한다. 그러나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는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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