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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3.07 16:59:58
  • 최종수정2022.03.07 16:59:58

한은숙

청주대학교 명예교수·교육학박사

신뢰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 주는 핵심도리다. 신뢰를 뜻하는 영어, trust의 어원은 독일어의 trost, 즉 편안함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어원으로 미루어 볼 때 신뢰란 서로가 믿음으로 편안한 상태를 말한다고 정의할 수 있겠다. 따라서 신뢰가 형성된 관계는 상호 배신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소모적인 걱정을 하지 않음으로 편안하며 모든 의사결정에 신속하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신뢰는 개인 뿐 아니라 단체, 국가 간에도 유지돼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시청하면서 우리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분노를 느꼈던 것은 빙상경기에서의 중국 심판들의 신뢰할 수 없는 편파판정 때문이었다. 올림픽에서의 이러한 문제는 베이징올림픽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 2014년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도 편파판정으로 우리나라 피겨 선수 김연아의 금메달을 훔쳐간 사건을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한다. 그 뿐 아니라 소치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국 육상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투여하고 도핑검사에서 적발되지 않게 조작 및 은폐했다는 정보가 폭로돼서 2017년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 결과, 2018년 평창올림픽 때부터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라는 나라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고 ROC(러시아 올림픽 위원회)라는 팀명으로 출전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런 비열한 방법으로 소치 올림픽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지 않은가. 국가적인 신뢰는 물론 땅에 떨어지고 전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으며 지금까지도 올림픽에서 ROC란 명칭으로 출전하고 있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는 없다. 내가 원해도, 원하지 않아도 함께 살아가야 한다.

가장 먼저 만나는 부모, 형제, 그리고 친구로 부터 직장동료 등 평생 동안 더불어 살아간다. 이러한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사랑, 배려, 관심 등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그 중에서 인간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끈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 중 가장 단단하게 연결된 관계는 혈연관계다. 그 중에서도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대표적이다. 그들은 당연히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관심도 크다. 그러나 그런 관계에서도 신뢰가 무너지면 가족 간의 신뢰관계도 유지되기 어렵다.

실제로 오래 전에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실화다. 누구라고 하면 알만한 80대의 이름 있는 변호사이고 아들 역시 변호사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20억(?) 짜리 부동산을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 노 변호사는 지병으로 한 달에 300만 원 정도의 병원 치료비가 필요한데, 그것을 아들이 부담해 달라는 것이었다. 아들은 그 조건을 수용하기로 하고 증여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 아들은 아버지의 병원비를 부담하지 않았고, 어머니가 찾아가서 설득했으나 계속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는 아들을 상대로 증여재산 반환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슬픈 이야기이다. 요즈음도 연로한 부모를 모신다는 조건으로 집과 재산을 주고 아들 집으로 들어갔으나 구박이 심해 같이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드물지 않게 듣는다. 그래서 노인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에는 절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부모와 자식 간에도 신뢰할 수 없는 세상에서 과연 누구를 믿을 수 있을 것인가. 모르는 전화나 메시지가 오면 먼저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하고, 친절한 사람은 우선 경계해야 되는 슬픈 세상에 우리는 산다. 비록 잘 살지는 못했지만, 부모와 자식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을 배려하고 살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이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말만 들으면 다 그럴 듯하다. 어떤 말을 신뢰하느냐의 판단은 오롯이 국민들의 몫이며 그 판단의 책임도 국민 몫이다. 최소한, 국민들은 이성적 판단을 위한 최선의 노력은 해야 한다. 내 나라의 앞날을 지켜야할 책임 역시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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