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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식

시인

창밖에 내리는 빗줄기를 보면서 문득 첫 발령지 지금은 없어진 음성군 소이면에 있는 위생처리장 그곳 주민의 말을 빌면 똥 처리장이 생각났습니다. 처음에는 냄새 때문에 계속근무를 해야 할지 많이 망설였던 곳.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냄새로 인한 불편함은 사라졌습니다. 어느새 냄새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아니 냄새가 나지 않았어요.

간혹 읍내에 있는 읍사무소로 출장을 가야 하는데 그 시절은 공무원 월급으로 자가용은 엄두도 내지 못할 시기라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어요. 입사 초기에는 읍내에 갈 때마다 내게서 나는 냄새에 사람들이 피하는 것 같아서 몸 둘 바를 몰랐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니 내가 냄새에 둔감해 질수록 그런 미안함과 부끄러움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었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냄새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내게서 냄새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냄새에 익숙해지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나의 기준으로 바라보고 생각한 것이었어요. 결국 나만 변하고 주변은 변하지 않은 그래서 같은 시내버스에 탑승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점점 떳떳해지는 그런 오류를 범했던 것이지요.

그때 그 사람들은 나를 외면했겠지요. 그건 외적인 냄새와 내적인 냄새까지도 사람 냄새가 아니었을 테니까요. 내가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조금이라도 내게서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었겠지요.

선거철이라 그런지 요즈음 tv만 틀면 온통 정치이야기뿐입니다. 후보들은 후보대로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대로 언론사 토론자는 토론자대로 자기 주장하기에 바쁩니다. 그나마 선거 이전에는 같은 당 끼리는 서로 공감하고 같이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같은 당도 나 또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면 모두 적이 되어 버립니다.

지겹다 못해 짜증이 날 지경입니다. 정말 축제 분위기 같은 선거는 불가능 한 걸까요· 후보들은 각자가 생각하고 발전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은 그 비전에 환호하는 그렇게 본인의 인기를 만들어가는 그런 선거는 묘연한 걸까요· 꼭 상대의 약점을 잡고 물고 늘어지는 아니 없는 약점도 만들어 내는 사람들 그렇게 헐뜯다가 선거가 끝나면 모두가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그런 선거

생각해 보면 후보자든, 국회의원이든 각 방속국의 패널 들이든 모두가 자기의 생각과 같지 않으면 "틀리다." 라고 단정 짖고 있습니다. 옳고 그름은 집단 이기주의의 틀 안에서 결정되어지고 정해진 결정 외의 생가들은 "틀리다"라고 외면해 버리고 맙니다. 그치지 않는 그들의 싸움에 국민들도 조금씩 흑백논리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온통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스스로의 생각에 담을 쌓아버린 현실이, 답답한 저들의 하루하루가 점점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습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을 무너트린 사람들. 스스로 생각의 오류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독선적이고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고집하는 사람들, 스스로를 갈고 닦아서 존경 받기보다는 상대를 깎아내려 하향평준화를 유도하는 사람들, 그토록 그들이 남을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상대를 깎아내리는 게 상대적으로 더 쉬운 탓일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문득, 나도 지금 오류에 빠져 이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나도 음지식물에 햇빛을 만들어준다고 주변의 나무를 베어내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잠시 생각을 멈춥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결코 이기적이지도 자기 주관적이어서도 안 된다는 걸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지금 내게서 풍기는 내적인 냄새를 가만히 맡아봅니다.

세상을 살고 있는 모든 것 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를 스스로는 잘 맡지 못합니다. 나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이것을 망각하고 살기 쉽습니다.

오늘 수없이 많은 tv 채널을 돌리면서 스스로의 냄새를 맡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에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혹시 나에게 내가 맡지 못하는 다른 냄새는 없는지, 내게 너무 익숙해져 알지 못하는 오류는 없는지, 친구와 소주 한잔하면서 넌지시 물어보아야겠습니다.

나에게 사람 냄새가 나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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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