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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 교장

애니어그램이라는 성격진단 프로그램에서는 사람의 의식단계를 발달수준에 따라 9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단계가 천품이요, 2단계는 인품이다. 3단계는 성품이고, 4단계는 성격이란다. 5단계는 성질이고 6단계는 성깔이요, 7단계는 어거지 8단계는 싸가지이며, 9단계는 사이코로 구분한다. 단계의 시시비비나 심리학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어감 상으로 뜻만 추측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모든 사람의 추앙을 받는 성인 반열의 단계가 천품이고 보통 사람들은 성질이나 성깔 이하이고 그것도 미달된다면 어거지나 싸가지가 될 것이다. 그것도 모자란 사람으로 정말 아주 못 되어 교육이나 종교로도 어쩌지 못하는 사람이면 사이코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는 아주 무례한 사람일지라도 싸가지 없는 사람이라 흉보기도 어렵겠다.

새해가 되어 내 자신을 다시 최촉하려 애니어그램으로 나는 어느 단계에 해당되는지 조심스러워진다. 그래도 나름 배움도 넉넉하고 나이 이순이 넘은지라 인생 공부도 많이 해 왔으니, 내심 인품정도에 근접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집사람에게 물어보니 천부당만부당이란다. 그러면 성품정도에는 이르지 않겠는가 하고 다시 묻자 좋게 보면 성질은 되겠으나 하 수준으로 보면 성깔도 부족할 때가 있다고 냉정한 평을 해 준다. 여러 해 전에 '당신은 전문직에 합격하였으니 망정이지 교사로는 부장도 쉽게 못할 사람'이라 혹평을 하던 집사람의 안목이 또 드러난다. 하기야 성인도 화가 나면 불한당이 된다 하니 한없이 평정심을 갖고 행동할 때에는 인품이야 되겠지만.

사람도 잘 할 때가 있고 못할 때가 당연히 있는데 사회는 더할 테고 정치는 더 이를 것도 없다. 금년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가 혼용무도(昏庸無道)라 하니 내심 불안한 마음과 함께 염려도 든다. 우리나라 현실을 무조건 감싸려는 말도 아니나 그러한 말이 나온 춘추전국시대에는 혼군 용군과 더불어 군주를 깨우치고자 백가의 사상을 내 걸었던 지식인도 넘쳐났었는데. 사람으로 남의 탓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의 의식은 비판만 능사로 여기지나 않는지 의심이 든다. 독일이 나폴레옹의 프랑스에게 패배하여 실의에 빠졌을 때 저 독일의 피히테는 '독일인에게 고함'이라는 명연설로 독일인의 국민성을 그러모아 위기에 닥친 독일을 단합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는데 우리 교수님들은 다른 나라 지성인이 남긴 고귀한 사례는 모르나 보다.

그깟 사자성어에 신경을 쓸 필요야 없다. 다른 사람이 변하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변하면 되듯이, 사회가 변화하기를 바라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면 되는 거지. 내가 먼저 변하면 가족이 변할 테고 우리 사회가 변하여 나라가 바뀌게 될 테니 교육자답게 우리 학생들의 의식과 기본 생활습관부터 올바르게 잘 교육하면 되리라.

그러므로 나의 금년 사자성어로는 '인품견지'(人品堅持)를 정하련다. 사도를 실천하고자 고민하는 사람으로 사도의 기본인 경명수행(經明修行)을 염두에 두려니 금년에는 성깔부리는 일을 줄이고 나 자신을 조금씩이라도 변화시켜 성품 내지 인품의 단계에 끌어 올려보리란 결심을 하게 된다. 인품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확신이 있고 자제력도 있으며 수용적이고 합리적인 동시에 다른 사람도 배려할 줄 알고 신뢰로운 사람이라니 그도 사람인데 나라고 이루지 못할 것이 무언가.

혼자 이루기 어려우면 뜻 맞는 사람들과 같이 하면 되고, 정히 어려우면 냉정한 우리 마누라에게 물어서라도 변화를 위한 노력이나 기울이면 되겠지. 시작이 반이요 작심삼일이라도 뜻을 갖고 바라보기만 해도 반은 이룰 수 있으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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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