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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등학교 교장

시대가 선비를 만드는가. 선비가 시대를 이끄는가. 떼 법이 우선하고 시위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원칙 없는 이 시대!

하늘을 두려워하며 자신을 갈무리하고, 민초들의 곤궁한 삶을 위하여 노력하였던 선비가 진정으로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선비는 어떤 사람인가. 일찍이 허균은 선비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군자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君子之屯) 자신의 몸을 채워(以영其身)

뒷사람에게 남기는 것이다(비遺乎後人)

선비란 누구인가? 유학(儒學)을 공부하여 평생 거경궁리(居敬窮理)로 자신을 닦아 주변에 깨우침을 주는 사람이다. 배운 바를 자신에 한정하지 않아 남을 배려하고 겸손하면서도 능력을 인정받던 사람이다.

사서삼경을 읽었다 해서 모두 선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는 것을 자신의 삶속에서 투철하게 실천한 사람만이 선비로 자리할 수 있다. 머리와 뱃속에 사서삼경을 넣었다 큰소리치면서도 목전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권세에 눈이 멀고, 권력에 아첨하며 나라까지 팔아먹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사람은 가난해 진 다음에야 비로소 그의 됨됨이를 알 수 있고, 선비는 죽음 앞에 선 다음에야 군자의 풍모가 드러난다고 한다. 우리의 역사에는 수많은 선비들이 나라의 중심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조선 왕조 500년 동안 많은 분들이 가르침에 충실하여 크게는퇴계 이황(退溪 李滉)선생부터 작게는 동네 훈장에 이르기까지 배움을 근본으로 삼아 죽을 때까지 正道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근신하며 살았다. 나라를 창업하여 화평이 목전에 있을지라도 삼봉 정도전(三峰 鄭道傳)은 군주의 나태와 오만을 충심으로 직언하였고, 외침으로 나라의 존망이 우려될 때에 학봉 김성일(鶴峰 金誠一)은 군대를 일으켜 직접 전투에 나서기도 하였다.

지금 시대는 어떠한가. 존경할만한 사람이 없는 시대이다. 아니 나타나지 못하는 시대이다.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 내면의 숭고한 점을 보지 못하며, 모처럼 훌륭한 사람을 천거하여 나무에 올려놓고는 오히려 합심하여 흔들어 곤두박질치며 떨어지는 모양을 보며 즐거워한다. 이러니 뛰어난 구국 인재가 그 청문회 때문에 발탁되는 것을 꺼리고 가족들까지 죽어라 말리는 세상이다.

인의예지는 앎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선현의 가르침을 본받아 사람을 아끼며 사랑하고 바른 길을 따르며 겸손하게 배울만함이 있는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 곧 인의예지(仁義禮智)이다.

요즘은 개인주의를 넘은 이기주의가 만연한 시대라는 걱정을 듣는 시대이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학교에서도 교사의 이기주의로 업무의 조화가 줄어들고 학부모의 자녀 이기주의로 학생 지도가 어려워짐이 왕왕 나타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역사 선생으로서 선비정신을 제창해 본다. 역사는 역사를 가르친다는 본분 외에 역사로써 역사를 가르친다는 부수효과까지 있다. 선비를 배우다보면 선비의 숭고한 내면 수양세계와 그들의 드높은 정신 문화까지 번져 나갈 것이 아닌가. 선비정신을 제창함에는 이러한 바람도 있는 것이다.

교수님들이 선정한 금년의 사자성어가 정본청원(正本淸源·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이라 한다. 그들의 소망에 동감하며 된 사람, 큰 사람, 깨어난 사람인 선비가 이 시대에 넘쳐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선비의 풍모를 배워 따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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