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7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병규

상당고 교장·교육학 박사

나의 관심은 오로지 학생들에게 있으니 학생들을 수시로 살피는 것은 나의 일이자 습관이 되었다. 그 결과 1학기 중반이 되면 신입생을 포함하여 천명 남짓한 학생들의 얼굴을 거의 파악하게 된다. 그런데 지나가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어떤 녀석은 당당하게 머리를 곧추세우고 걸어가고, 어떤 아이는 쭈뼛쭈뼛 옹송그리며 지나간다. 선생을 오래하니 얼굴만 봐도 눈만 바라봐도 공부를 할 수 있는 아이인가가 판단되더니 이제는 걸어가는 모습에서 성향까지 파악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성향은 대략 자존감 있는 학생과 자존심 있는 학생으로 대분된다. 자존감은 자아 존중감이라고 한다. 다분히 주관적 판단이나 자기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 낼만 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자존감 수업]의 저자 윤홍균 씨는 자존감을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의 3가지로 설명하고 있는데, 쉽게 풀면 자기를 신뢰하는 마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라 해도 되겠다. 자존감은 자만심 또는 자존심과는 다른 개념이라 여기서는 자존감과 자존심을 주로 살펴보자.

자존감과 자존심 모두 삶의 경험에 따라 수시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매우 유동적이고 가변성이 있는 감정이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사람과도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잘 맺고 누군가에게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자신을 열어 받아들일 줄도 안다. 다른 사람에게 따스한 마음으로 대할 줄도 안다. 자신의 내공이 깊고 심지가 굳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비난에도 쉽게 흔들리지도 않는다. 또한 합리적이고 주도적인 의사 결정력이 있고 부정적 심리를 경험할 가능성이 낮거나 경험하더라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공자가 주유천하를 하고도 뜻을 알아주는 군주를 못 만났건만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는 것이 군자(人不知不溫 不亦君子乎-論語 學而)'라고 껄껄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자존감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자존감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 가와 무관한 생각이라면 그에 따른 감정을 자존심이라 부른다. 사전적 정의로 자존심은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지키는 마음'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존심은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느끼는 좋지 않은 감정이다. 타인에게서 비난을 받거나 어떤 일에 대한 상처의 경험으로 감정이 일정 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우리는 '자존심이 상한다'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자존심을 앞세우는 사람은 자신의 열등한 부분에 민감하여 이를 감추고자 애를 쓴다. 정작 자신조차 불편하게 여기므로 인간관계도 원만하지 못하고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상처를 준다. 차가운 심장이라 다른 사람의 호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가까이 하고 싶은 속마음이 있어도 정작 다가오면 불안하여 회피한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이 다른 친구들의 뒷담화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거나 복도에서 다른 학생들 몇몇이 멀찍이서 자신을 쳐다보기만 해도 불안해하고 화를 낸다. 반면에 자존감 있는 학생은 다른 학생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자기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살피며 목전의 과제를 해결하려 한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가정에서는 부모의 화목한 모습을 보며 안정감을 느끼는 가운데 부모로부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중받고 진정어린 사랑을 받아야 한다. 학교에서는 자신감을 키울 긍정적 경험 기회를 늘려주어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마당을 열어 주어야 한다. 모름지기 중요한 것은 현재이니 지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도하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키워주어야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