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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 교장

요즘 '헬 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하여 찾아보니 우리나라의 명칭인 조선에 지옥이란 뜻의 접두어 헬(Hell)을 붙인 합성어로 우리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희망이 전혀 없는 사회라는 의미이다. 이 말은 취업난, 전세난 등 지옥 같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아냥하여 2012년 6월 경에 청년층에서 생겨난 신조어이다. 처음에는 특정 커뮤니티의 극소수 네티즌들이 사용하다가 언론에 의해 널리 알려진 단어이며, 이에 더하여 지옥불반도 또는 망한민국이라는 말까지 있다니 단어 생성능력도 대단하다. 고질적인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정부의 효과 없는 정책, 경제적 불평등이나 과다한 노동시간의 문제,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회구조 등에 대한 불만이 이런 신조어를 유행시킨다니 말을 만들어 낸 심정을 일견 이해는 하면서도 중국과 일본이라는 큰 나라 사이에서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지켜낸 선조들이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여겨진다.

이렇게 헬 조선의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군대를 가면 어떤 마음으로 조국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국민들 모두가 안심한 가운데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토방위 임무에 처신할지도 의문이 드는 것이다. 물론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있으니 잘못된 생각이야 하겠는가마는 혹 나라가 망하기를 바라고 극비의 전략 비밀을 적국에게 알려주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망칙한 염려도 든다.

우리나라가 어려운 여건임에도 6천년 이상이나 역사를 굳건히 지켜낸 것은 동양사를 넘어서 세계사에서도 기적이라고 역사학계에서는 평한다. 그 근본은 국가의식이 형성되기도 전에 가족 사랑이나 동포애 또는 국왕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민초들이 오직 내 고장 내 나라를 아낀 덕분이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의 활솜씨는 주변국을 압도하였고, 예의 단궁, 고구려의 맥궁 그리고 신라의 활은 크기는 작아도 성능이 좋았으며, 특히 활의 사거리는 적에게 가히 공포의 대상이었다. 669년 당의 황제는 특별히 조서를 보내 신라의 노 기술자 구진천을 모셔갔다. 당시 신라 활의 사거리가 1천보를 나간다 했으니 요즘 거리로는 대략 700m 이상을 날아간 셈이라, 당이 바라는 것은 사거리 천보의 강력한 활이었다. 그런데 구진천이 당에 가서 처음에 만든 노가 30보밖에 안 나가서 신라에서 가져온 나무로 다시 만들었는데 아무리 시위를 크게 당겨도 60보를 넘지 못했다. 황제가 꾸짖자 구진천은 다시 물소 뿔과 민어부레풀이 신라와 다른 때문이라며 끝까지 신라 활의 비밀을 전수해 주지 않아 당나라는 결국 최고 성능 700보의 노 만 갖게 되었다. 그래도 당나라는 700보의 신라 활로 주변국을 제압하여 성당시대를 열었는데, 만약에 구진천이 일신의 영달을 도모하여 활 제작 비법을 몽땅 전수해 주었다면 신라가 나당 전쟁에서 패할 것은 불 보듯 빤했다. 구진천이 생존한 시기가 7세기이니 18세기에 나타난 내셔널리즘을 알았을리 만무하다. 다만 그는 동포의 안위를 염려하며 우리의 기술이 외부로 나가기를 원치 않아 이역만리에서 대접도 받지 못하고 쓸쓸히 죽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신라도 구진천의 사람됨을 믿고 당에 보냈겠지만 만약에 그가 헬 조선 심사를 속에 지녔더라면 우리 역사는 다시 쓰이지 않았을까.

역사 선생의 견지로는 삼국시대가 백성들이 살기 편하고 함포고복하는 시대가 아님에도 오직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상하가 똑같았다 하며, 이러한 정신이 명 청의 압박을 이겨내 온 우리나라의 근간이다. 아무리 시대가 어렵고 상황이 힘들어도 헬 조선 같은 용어를 사용하거나 차라리 이민이나 가려는 소극적 도피보다는 국민들이 건전한 사고를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선조의 예로써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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