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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 교장·교육학 박사

학생들에게 존경하는 사람이 있는가 물으면 생뚱맞은 표정을 짓는 아이들이 태반이고 그나마 나온 답변도 부모님을 존경한다는 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식이 부모를 존경한다는 거야 당연하다손, 요즘 아이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나 본받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염원이 스러져가는 듯하여 염려된다. 예전에는 훌륭한 사람이라 소문이 나면 경향 각지에서 원근을 막론하고 방문하여 대화를 나누며 심허의 교유를 했었다. 그런데 시방 사회 모습은 휴대폰 때문인지 오히려 타인과의 사귐도 더 옅어지고, 남을 존경하는 분위기도 희박해져 가는 듯하다.

요즘 세상에 위인은 없고 스타는 뜬다고 한다. 글을 읽어도 고전을 먼저 보고, 사람을 배우려면 위인의 삶에서 지향을 찾아야 하는데 아이들의 손에 위인전이 들려져 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해도 위인은커녕 우리의 역사도 잘 모르는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자기들이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것이다. 고금을 통해서 오랜 동안 인류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위인인데, 다 그런 것은 아니나 이러다가는 잠깐 동안 나타났다가 불원간 스러져 가는 속빈 강정 같은 스타가 위인의 자리를 넘어서면 어쩐담.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은 있는가· 자문을 해 보자. 있다면 몇 명이나 있는가. 자기 눈에 들보는 안 보이고 남의 티눈은 크게 보는 안목이라면 존경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수단으로 사람을 대하고, 좋은 점에는 외면하고 잘못된 부분을 캐어 위안을 삼거나 즐기는 사람에게는 더 더욱 존경하려는 마음조차 부족하겠다. 이러한 면으로 정점을 찍는 것이 국회 청문회라고 본다. 그 사람의 업무관련 안목과 위기대처 능력 등 직무수행능력을 살피는 것이 청문회 본연의 목적임에도 이상한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여 고문을 하고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고통에 빠트릴 짓을 하고 있다. 더욱 가관은 청문회에서 마이크 잡고 질문하는 사람이다.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심하게 나무라며 여기에 굴절된 언론으로 그 사람의 고매한 인격은 사라지고 땅 몇 평 구입하거나 남의 글 인용한 실수가 침소봉대되고 있으니 기가 찰 밖에.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국민의 알 권리를 파헤쳐 주고 있다 한다. 이런 판국에서 영웅은커녕 위인이 나타날 수 있겠는가. 자칫 이순신장군도 청문회장에 들어서면 숨 좀 쉬게 해 달라고 부탁할 판이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없다고 난리다. 위인이 나오려 해도 이상한 청문회 때문에 싹 노랗게 말라 죽겠다. 이런 염려와 함께 청문회를 보고 자란 아이들의 마음가짐이 조심스럽다. 남의 잘못이나 판단하며 '내로남불'의 자세로 큰다면 교육에서 강조하는 높이고 공경하는(존경) 마음 자세를 키우기는 어려워진다. 차라리 청문회에 나서는 국회의원은 별도 심사로 검증을 한 뒤, 국민의 신망도 높은 사람으로 진행하면 어떨까.

그러나 주변에서 묵묵하고도 성실히 살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존경하는 사람이 많다 하니 그래도 희망은 있다. 세 사람이 같이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마음이라면 이 세상에 존경할만한 사람은 쌓이고 쌓였으리라.

그래서 존경받는 사람보다 존경하는 사람. 존경할 줄 아는 사람이 더 고귀하게 여겨진다. 마음을 열어 살펴보면 주변에 훌륭한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를 들어 배우고, 책을 들어 위인전을 읽으면 부모님을 존경한다는 아이들의 안목이 원대해지지 않을까.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노력을 하거나 마음 수양을 한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발전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한 경험이 있는데 어찌 다른 사람의 삶을 함부로 폄하하겠는가.

이것이 남을 존경할 줄 아는 사람이 더 귀하게 여겨지고 그런 안목을 지닌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더 많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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