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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등학교 교장

이제 하루면 한해가 바뀐다. 이리공저리공 분명히 분주하게 한해를 보내긴 한 것 같은데'연초에 계획한 것은 얼마를 이루었는지!(幾何所望)'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된다는 것인가. 어렸을 적에는 모두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어른은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고, 힘들거나 어려운 일도 별반 없이 편하게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정작 어른이 되면 나이를 먹는 만큼 누리는 것이 아니라 무한책임으로 어깨만 무거워지는 마당에 어른이란 과연 좋은 것인가.

어른에 대비되는 말이 아이인데, 아이란 '나이가 어린 사람'이다. 어른은'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다. 아이같이 노는 것을 아이십이라 하고 이에 반하여 어르신처럼 행동하는 것을 어른십이라고 하기도 한다. 아이랑 어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아이는 자기위주로 생각한다. 지온이가 할래 처럼 말하고, 받는데 만 익숙하니 그야말로 'taker'이다. 어른은 남을 위해 베풀 줄도 알고 배려의 마음을 우선으로 하여 줄 수 있으니 'giver'다. 그러므로 줄 줄 아는 것을 어른십이라 하고 이런 어른십이 사회 도처에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국민총생산액의 높음을 본다기보다는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감안하여 선진국이라 하는 것처럼 나이를 먹었다고 다 어른이라 부를 수는 없다. 어른은 어른다워야 어른이라 할 수 있는 거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하는 것처럼.(君君臣臣父父子子)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말과 행동이 저번의 말과 이번 행동이, 그리고 이전의 삶과 이후 삶이 일관성을 보이기 시작할 때, 그때 비로소 어른스럽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무리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 하지만 이 시대에 어른은 어디에 있는가. 교육도 결국 어른을 육성하는데 최종 목적이 있건만 역사상 위인은 점차 명멸해가고, 연예계의 개념 없는 언행에 웃고 떠들며 잠시 반짝이는 스타만 보고 있지는 않는지. 이 시대에는 어른이 없는 세상인가. 아니면 어르신이 있음에도 몰라보는 세상인가.

어른이 없는 것은 분명 아닐게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어른이 귀해진 것인지도 모르지. 어른다운 어른, 어른 역할을 하는 어른을 만날 수가 없다는 것, 이런 것들이 이 시대의 아픔이기도 하다. 언제나 일관성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랑과 존경 받는 어른이 그립다. 그래서 난세의 영웅 충무공을 다룬 '명량'같은 영화가 히트를 치는게 아닌가.

"후일 성공해서 꼭 갚겠습니다!" 이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수여하는 장학증서에 있는 글귀이다. 받는 다는 것은 다음에 준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올바른 관계가 성립되리라.

연말이 되어 각종 사회단체에서 기부 행사가 빈번하고 있다. 모 사회복지단체 주관자의 말을 들으니 가진 사람이 더 안 내고, 그래서 부자가 되었는지는 모르나 돈 좀 있다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인색한 경우를 많이 본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껏 무심히 지나치던 길거리 공연에서라도 우선 동전 몇 잎을 넣어야겠다. 작은데서 어른십을 키워야 큰 기부도 할 수 있게 되리니. 금년에 못 이룬 어른십을 내년의 숙제로 두고 하루 남은 내일부터는 좀 더 배려하는 마음, 베풀 수 있는 아량, 주변에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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