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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교육학 박사

금년에 학생과 함께하는 마지막 체험학습은 반크 동아리와의 독도방문이다. 국제 정치적으로 소유권 시비가 나오는 독도방문은 연례행사로 추진하고 있다. 사실 장학사 시절에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여 울릉도에서 천안함급 군함으로 독도에 입도한 뒤에 포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독도 가는 것을 시도했었다. 호기심 많은 사람답게 조타실에도 두어 시간 올라가서 이것저것 물어도 보고, 우리 일반인에게 배려해 준 하사관급 침실에서 잠도 자 보는 등 해군과 똑같이 생활한 것은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런데 울릉도에서는 잔잔하던 바다가 독도 부근에서는 파고가 꽤 높다. 큰 군함으로는 접안이 어려워 더 작은 해경경비함으로 옮겨 타야 입도하는데, 두 배에 그물을 설치하고 뛰어내리려니 함장이 말린다. 이런 파도에는 능숙한 해병대원도 자칫 배 사이에 끼어 다칠 수 있다며 일행으로 여자도 있으니 대신 독도를 세 번 근접 항해할 동안에 사진이나 잘 찍으란다. 경비함으로 내린다 해도 돌아올 때 더 높은 군함으로 다시 올라야 하니 그 말이 타당하다. 불구를 각오하고 호기 부릴 수는 없어 지척에서 돌아서는 심정이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번에는 8월 9일에 포항에서 민간 유람선 선플라워호를 타고 무사히 출항을 했다. 뱃멀미는 고교 수학여행 때 태풍으로 3등칸의 다른 친구들 다 토해도 굳건히 견딘 터라 걱정하지 않았으나, 동료 선생님이 옆에서 구토를 하면 덩달아 올라올 수 있으니 약을 먹어 두란다. 파도가 2~2.5미터로 높아져 눈까풀을 무겁게 내리고 있노라니 배의 흔들림이 예사롭지 않다. 파도가 높아 정상 속도보다 느리게 간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연안을 벗어나자마자 그예 예서제서 멀미 소리가 난다. 우리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여학생을 시작으로 토하더니 명석이라는 놈은 산만한 등치에도 '선생님 죽을 것 같아요'라며 바닥에 길게 뻗어버린다. 우리가 탄 선실이 2등칸인데 여기까지 파도가 덮치기를 두어 번에 배가 옆으로 기우뚱도 하고, 몸이 자리에서 붕 떴다가 내려오니 이래서 배 앞자리에는 안전벨트가 부착되어 있나보다. 상황이 바빠지자 승무원이 위생봉투를 갖고 다니며 급한 승객에게 나누어 주고 이제껏 잘 견디던 성인 남자들도 구토를 하여 남녀노소가 위생봉투를 부여잡고 근근덕신 참고 있는데 선내 방송이 나온다. 도착 준비를 말하는 줄 알았더니 뜻밖에도 너울성 파도가 위험하여 부득이 회항한다는 내용이다. 3시간 거리에 80% 이상이 뱃멀미에 시달리며 2시간을 왔는데 회항이라니!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여기저기서 그토록 멀미로 고생하던 사람들이 회항 방송이 끝나자마자 거짓말처럼 조용해진다. 아이고 죽겄네하던 아줌마도 사라졌고, 체면불구하고 배 바닥에 너부러졌던 사람들도 조용히 일어나 다음 일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멀미도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입도를 한다더니 이번에는 독도는커녕 울릉도에도 못 가게 생겼다. 한 번도 아니요 두 번씩이나 독도를 못 들어가는 이 신세. 나라를 지키는 만큼 입도도 어렵구나.

대체 프로그램으로 인근 보경사를 답사하고 오며 독도를 다시 생각해 본다. 신라장군 이사부가 지모를 발휘하여 색칠한 나무사자로 강하게 저항하던 울릉도 주민을 복속시킨 뒤, 러일전쟁 이후 일본이 계속 자기 땅이라 우기니 우리나라가 약하게 보이니 이렇다. 일본은 집요하게 독도를 방위백서에 넣어 국제 분쟁지역으로 몰아 가려 하고, 우리나라는 하는 수 없이 일본 대사를 초치하여 항의하는 최하의 수준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군대도 아닌 해양경찰이 주둔하는 독도가 언제까지 우리나라의 영토로 남아 있으려는지. 국민의 합심 단결이 있어야 우리의 후세들이 편하게 내 나라 땅 독도에 갈 수 있을 텐데, 정말 그래야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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