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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등학교 교장

요즘은 작년 3월 3일에 태어나 삼삼한 지온이라 부르는 손녀와 대화를 하는 것이 매우 재미있다. 아니 무척 신기하다. 너무나 귀여워 꼬옥 안아주노라면 '내려'라 하여 답답한 할아버지 품을 벗어나겠다 하고, '모' 하는 것은 유모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자는 것이며, '이유'는 우유가 먹고 싶다는 뜻이다. 기실 육십 넘은 할아버지랑 이제 두 살도 안 되어 갓 걷는 아기하고 의사가 쉽게 통한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이렇게 수십 년을 상관한 나이의 상대하고도 대화가 된다니. 게다가 완성되지도 않은 단어를 한마디만 말해도 알아들을 수 있다니

손주 딸년과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대화의 기법 여하가 우선이 아니라 상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비록 불완성된 단어로 표현할지라도 내가 손주의 의사를 파악하려는 성의가 있고, 손주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는 의지가 절절하면 그럭저럭 대화는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불통으로 대화가 단절되고,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 간에 허통이 되지 않으니 학생들이 담임을 담탱이라 부르질 않나. 사회에서는 대화가 안 되어 종당에는 시위도 하고, 심지어 높은 곳에서 떨어져 자신의 마지막 사인을 처절한 모습으로 나타내는 불행한 일까지 발생하곤 한다.

이렇게 서로 통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로 여러 가지 중 우선 기심(機心)을 들 수 있겠다.

장자 천지 편에 기심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는 기러기들과 아주 친하게 지내며 기러기들이 머리 위에 어깨 위에 손위에도 자유롭게 오고 가며 즐거운 마음으로 놀던 소년이 막상 친구들에게 기러기와 잘 논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자 기러기들은 이 소년의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기러기는 자기를 이용하고자 하는 마음 즉 소년의 사악한 마음(기심)을 알아차렸다는 교훈이다.

다음으로는 선입견이나 대화를 통한 독을 간과한 때문이 아닌가 한다. 미리 자신의 마음을 옹골지게 먹어 세상이 보이는 것만 존재한다는 식으로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함이 선입견이다. 그 다음으로는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 등도 조심할 방해물이다. 대화 이전에 상대에 대한 불신으로 '너는 잘 했는가!' 하며 따지려 드는 것이 비난이오, 네가 무슨 말을 하던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방어다. 마음속으로 '어쭈 놀고 있네'라 여기면 경멸이고, '그래 너 혼자 실컷 떠들어라'하며 귀를 막고 들은 척도 안 하면 담쌓기이다. 이런 관계의 독을 조심하는 법은 오직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제일이다.

대화에서 경청은 수용을 인도하고 수용은 공감으로 안내한다. 그런데 경청하려면 상대에게 우선 마음을 열어야 하니 대화의 전제 조건은 상대를 위하여 먼저 내 마음을 따사로이 가져야 하겠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스한 마음이 안 생긴다면 명상을 하거나 잠시 심장호흡을 하는 방법도 있단다. 5초 동안 깊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또 5초 동안 길게 숨을 내 쉬면 긴장이 이완되며 차게 먹은 마음도 풀어진다니 시도해 볼 만하다.

나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따스한 가슴으로 마주하고 있는가? 나는 다른 사람과 마음을 열어 대화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 내 자신처럼 상대에게 잘 대해서 그 사람의 미묘한 감정까지 수용해 주리라 마음먹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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