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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7.29 13:28:24
  • 최종수정2015.07.29 13:28:24

김병규

상당고등학교 교장

지난 주일에는 불가피 토요특전미사에 참예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성당에서 토요미사의 진행은 학생부가 맡아 하기 때문에 미사 해설과 독서 그리고 신자들의 기도도 중·고등학생들이 읽는다. 그런데 미사 해설하는 사람이나 성경 봉독 하는 학생이나 신자들의 기도를 하는 학생의 읽는 모양이 정말 대단하다. 분명 마이크를 앞에 두고 읽기는 하는데 입안에서 웅얼웅얼 거려 읽는 사람은 자기가 읽는 것을 알아들을까 생각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단어를 잘못 연결하여 말의 본래 뜻까지 뒤집어 읽으면서도 태연하게 내처 읽고 있다. 이제껏 띄어쓰기에 대한 말은 들어봤어도 띄어 읽기는 간과하고 있었는데, 잘못 띄어 읽는 것이 숨을 고르게 쉬지 않는 것처럼 불편한 줄 그때 처음 알았다. 이러니 교육관련 직업을 갖고 있으며 신심도 깊지 못한 필자야 당연 분심이 들 수밖에.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미사 후 9시 뉴스를 보는데 한다하는 기자가 어간을 잘못 끊어 리포트를 하고 있다. 세상에 기자까지 저러다니..

이게 어쩐 일인가. 초등학교에서 팔을 쭉 펴서 책을 잡고 또박또박 소리 내어 읽기를 가르쳤을 텐데 그렇게 배우고도 저리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면 독서와 관련된 우리 고장 선인의 일화를 보자. 조선 중기에 시인이며 문인화가로 유명한 백곡 김득신 선생이 있었다. 본관은 안동이요, 자는 자공(子公)에 호는 백곡(栢谷) 으로 증평(옛 청안현)에서 1604년에 출생하였다. 당송팔대가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들은 당대 제일의 시인이면서도 이 분은 워낙 머리가 나빠 어릴 적에는 우둔하다고 놀림 받았고, 10살에야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39세가 되어 진사가 되고 59세의 늦은 나이에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른 분이다. 책을 되풀이해서 많이 읽기로 소문난 때문에 호까지도 억만재라고 지은 분이다. 백이열전을 적어도 10만 번 이상 읽었고, 평소 즐겨 읽은 36편의 글은 1만 번 이상 읽어 그 뜻을 파악하고자 노력한 독서파이다. 이렇게 책을 읽은 선생의 독서법은 1) 독서가 어려워도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 2) 부족함을 느끼고 반복해서 읽고 또 읽어라. 3) 글을 잘 쓰려면 좋아하는 문장을 모방하라. 4) 성실하고 끈기 있게 공부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5) 글에 리듬을 얹어 소리 내어 읽어라. 6) 책의 기운을 흡수하는 양기 독서를 하라. 7) 책에서 풍기는 가락을 따라 책을 읽어주어라. 등으로 정리된다. 선생도 '글에 리듬을 얹어 낭독하라'고 강조하며, 1만 번 이상 읽은 책의 이름을 '독수기'에 기록하고 있다.

옛적 서당에서 공부하는 방법도 몸을 흔들며 낭독하도록 지도하였다. 귀에서 대나무 쪼개지는 소리가 날 때까지 운율을 더하여 소리 내어 읽도록 한 것이다. 혹시 어린 나이에 영어를 공부한 때문일지 모르나 국어도 잘못 끊어 읽는 마당에 외국어인들 온전히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이런 독서력으로 수능에 제시된 영어 지문을 다 읽고 문제를 풀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 문항 당 할당된 시간으로는 영어는 고사하고 국어도 다 읽지 못하고서 문제를 푸는 것은 아닌지.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글의 뜻을 이해하고자 할 때에는 낭독으로 읽도록 지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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