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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전 상당고 교장·교육학박사

보생와사(步生臥死-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걸산누죽(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라는 말이 주변에 회자된다. 경제 문화 수준에 따라 사람들의 운동 스타일이 변하는데 첫 단계는 부대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조깅이나 테니스를 하고, 그 다음에는 골프와 승마를 즐긴다. 최상위의 여가활동은 요트와 비행기로 마무리된다는데 돈깨나 있는 세계의 부호들은 우주여행에 막대한 돈을 쓴다고 한다. 요즘 다시 활발한 걷기를 경제 수준의 어느 단계로 평가할지 모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야 동서고금을 막론한 모든 인간들의 공통사이다.

헬스로 먼저 근육 불릴 곳을 하체로 잡아 운동을 하였다. 테니스나 골프 등 손으로 하는 운동도 사실 하체가 탄탄해야 함을 체득한 터였고 하체가 튼튼한 사람은 잔병치레를 안 한다고 하신 동네 어른들의 말 때문이었다. 레그프레스와 스쿼트 등 여러 운동으로 종아리를 건실하게 한 작년 여름이었다. 하절기에는 골프 복장으로 반바지가 허용되기에 비타민 D가 부족하다는 검진 결과도 있어서 일부러 반바지를 입었는데 친구가 오른쪽 종아리의 작은 사마귀를 지적한다. 그냥 무시 하렸더니 아 이것이 처음에는 좁쌀만 하다가 쌀알에서 팥알만큼 커지더니 이제는 콩알 크기만큼 커진다. 몸속에서 자라면 암이요, 겉에서 자라면 사마귀라고 하던데 자꾸 커지니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의사 친구에게 묻자 사마귀인지 지방 덩어리인지는 절개를 해 봐야 된다며 만약 부위가 아프면 좋지 않은 예후라 한다. 부러 문질러도 보는데 크기의 몇 제곱이상으로 걱정은 더 커진다. 작렬하는 태양에도 불구하고 테니스를 즐기며 다리를 새까맣게 태웠던 사람이 결국 피부암에 걸렸단 말도 들은 터라 혹 피부암이면 어쩌나 하는 방정맞은 생각까지 든다. 원래 몸이라는 것이 있는 줄 알게 되고 신경이 쓰이면 결코 좋은 것이 아닌지라 이제는 내 몸에서 제일 중요한 곳이 오른 쪽 종아리가 되어버렸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설하는 것이 인간의 행복이거늘 이제 종아리는 걸을 때는 물론이고 잠자리에 누워도 먼저 의식되는 가장 큰 곳이 되었다.

달포 후 부지불식간에 종아리가 가려워 긁다보니 사마귀 부근을 긁고 있다. 자세히 보니 가장자리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중이다. 가운데는 검게 그을리고 조금 피부가 갈라졌고 떨어져 나간 자리는 하얗게 변한 부조화스러운 모습에 어떤 상황인가 궁금해진다. 이렇게라도 조금씩 떨어져 종당에 다 없어지면 무사한 것이고, 안에서 새 사마귀가 줄기차게 나오면 피부과 병원을 찾아가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어느 날 샤워 중에 보니 터만 하얗게 남아 있고 콩알만 하던 놈이 온데 간데없다. 별 것 아닌 줄 알았던 것이 별것으로 부담을 주더니 있던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의사가 환자에게 해 주는 것은 원인에 대한 치료가 아니라 증상을 없애주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뿐이요, 회복은 오로지 몸의 몫이라 하더니 별도로 대해 준 것은 하나도 없는데 내 몸이 사마귀를 몰아내 주었구나. 고마울 손 내 몸이여!

채근담에 이르기를 "고기는 물속을 헤엄치면서도 물을 잊어버리고, 새는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지만 바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漁 得水逝 而相忘乎水 鳥 乘風飛 而不知有風"고 한 말이 고마움을 모르는 우리 인간의 경우이리라.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계가 난리인데 그깟 사마귀에 비하겠느냐만 서도 그저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무서운 바이러스가 자꾸 등장하니 살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이웃 나라는 수만 명 확진에서 기백명이나 죽어나가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의 확진자는 모두 완치되어 병원에서 걸어 나가기를 바란다. 이 기회에 세계로 입증된 우리 의료진 실력으로 의료 관광이 크게 뜨면 좋겠다. 위기가 호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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