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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등학교 교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내게 속한 모든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 시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구절을 약간 개작하여 매년 학기 초 새로 만나는 학교 구성원을 보며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시이다.

내가 존재하며, 나에게 속한 것이 있다면 이로부터 관계가 성립된다 할 수 있겠다. 그리하여 내게 속한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아끼고 보듬어 주리라는 마음으로 정초를 열게 된 것이 지천명 이후 스스로의 다짐이다. 이런 마음으로 학생을 보니 이제는 학생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게 보여 스스로 놀랄 정도다.

그러면 관계는 어떻게 구분될까.

좋은 관계는 소속감을 향상시키고 동반 상승하는 긍정적 에너지를 제공하는 등 매우 바람직한 말로 더 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나쁜 관계는 대함으로 오히려 부정적 에너지가 유발되며 심지어는 불편하거나 부정합 상태로까지 이어진다. 그리하여 차라리 관계를 맺지 않았어야 하는 후회를 가져오는데, 통상 대화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런 대화의 경우는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보자. 선생님이 지나가는 학생에게 운동장에 떨어진 휴지를 주우라 하니 그 학생이 선생님을 빤히 보며 "제가 안 그랬는데요?"라고 반문한다면 교사의 지도력은 차치하고라도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를 좋게 보기는 어렵다. 이에 더하여 실내에서 뛰는 학생을 본 선생님이 "뛰지 말고 걸어가거라!"하고 지도하는데 그 학생이 "제가 뛰는 것이 선생님과 무슨 상관이예요?"라고 한다면 이미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교사가 쉬는 시간을 아껴가며 교재연구를 하는 것도 모두 학생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한 방도일 것이다. 교과목에 대한 실력을 키우고 인격과 품격을 향상하고자 들이는 시간은 모두 학생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초 우리 학교의 신년 업무계획 연찬회에서 선생님들에게 부탁한 것이 있다. 첫째는 학생을 귀하게 여길 것, 둘째 동료 교사에게 일 년에 한 가지라도 베푸는 행동을 할 것. 그리고 근무하는 교무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배려되는 행동을 한 가지 이상 해 볼 것의 세 가지다. 그러면서 금년 말 업무 평가회에서는 이 세 가지의 실천한 사례를 발표해보자 하였다. 70여분 선생님이 적어도 한 가지 이상 학생과 동료교사를 위한 일을 한다면 이것이 쌓여 전체 학교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고, 이는 서로 간에 좋은 관계로 이룩되리라 본다. 교사들은 일로 만났으되 남는 것은 관계일 뿐임에도 일로 인하여 나쁜 관계로 마무리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내게 속한 모든 것을 사랑하고, 우리의 관계를 아름다이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사회가 행복하게 될 것이고, 학교에서는 교사 간 유대가 돈독하게 될 것이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좋은 사이가 되리라 확신한다. 인간사회와 마찬가지로 학교도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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