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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0.07 13:35:44
  • 최종수정2015.10.07 13:35:44

김병규

상당고등학교 교장

초등학교 시절 도덕 시간이나 중학교 역사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떠 올려보자.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해 뜨는 동방의 예의로운 나라(東方禮儀之國) 또는 군자의 나라(君子國)로 일컬어 왔단다. 그래서 중국의 대성현 공자도 자기의 평생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조선에 가서 예의를 배우는 것이라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그 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따르면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도둑질을 하지 않아 문도 잠그지 않고 살았다는 칭찬의 글이 기재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의 진위나 그러한 말이 나오게 된 당시대의 역사나 정치적 상황을 논하자는 말이 아니다. 당시 중국인의 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동이 매우 인의롭고 예의를 아는 듯 보였던 것은 여러 역사기록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그런데 이리 동경받던 우리나라에서 요즘 뉴스 사회면을 보면 살이 벌벌 떨리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아들이 음주운전을 말리는 자기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하지를 않나, 부부싸움 끝에 태어난 지 53일 밖에 안 되는 핏덩이를 자기 손으로 살해하는 잔혹한 에미까지 별의별 끔찍한 사건들이 많이 보도된다. 그래서 뉴스 보기가 겁날 지경이다. 근묵자흑이라 했던가, 자주 접하는 사건에는 둔감해진다고 했던가, 이런 뉴스를 자주 접하다보면 부지불식간에 인륜의 고귀함도 모르는 패륜아를 양산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갖게 된다.

조선시대 성종 때이던가 황해도 곡산 지방에 이동이라는 아들이 살았다. 이 아들놈이 걸핏하면 아버지를 패는 것을 보다 못한 마을 사람들의 진정으로 고을 원님이 이동을 잡아 국문을 하였다. 그런데 이놈이 너무나 선선히 아비 팬 일을 고백하는 것이 아닌가. 화가 난 원님이 저 놈을 매우 치라 한 즉, 이놈이 한 말은 아비는 굶으면서 자기에게 밥을 주니 밥 먹으라 때린 것이고, 무거운 지게를 끝까지 혼자 지려 하여 수염을 뽑았을 뿐, 아비 패는 것이 잘못인 줄 알았다면 팼겠느냐며 절절히 사죄하였다. 자초지종을 비로소 듣고 난 원님이 탄식하며 이르기를 '사람이라고 사람 구실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배워야 사람 구실을 하는구나!' 했단다.

다시 앞의 이야기를 이어보자. 뉴스에서는 기자가 이구동성으로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는데 그 안전망 구축 이전에 우선적으로 구축할 것이 있음을 간과하는 것은 아닐는지.

자식이 자식답고, 어버이가 어버이답기 위하여 우선 가정이 올바로 세워져야 한다. 몇 해 전인가 PC방을 전전하느라 어린 자식을 굶겨 죽인 아비나, 밤늦게까지 게임하다가 자기 딸 성폭행 당하는 것을 모른 에미 등 무책임한 부모를 키우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우선 가정이 건강해야겠고, 그 가정에서 아이들이 올바르게 예의를 배워야 할 것이다. 학교 교육은 그 다음이다. 자녀를 자기의 소유물로 착각하는 부모에게 건강한 가정교육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우선 가정 그리고 학교에서 교육을 한 다음에 사회에서 필요시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

의미야 어떻든 들어서 나쁘지 않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이 시대에 다시 회자되면 좋겠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은 여성 혼자서도 어두운 밤길을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으면 좋겠고, 어른이 공대 받으며 어린이가 보호받는 사회였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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