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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0.19 15:57:18
  • 최종수정2023.10.19 15:57:18

한송이

세명대 교양대학 교수

지난 10월 6일 글로컬대학30 본지정을 위한 실행계획서가 최종 제출되었다. 예비 선정된 15개 대학들 중 10개 대학이 글로컬대학30에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글로컬대학은 '담대한 혁신으로 지역의 산업·사회 연계 특화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혁신을 선도하는 대학(교육부, 2023)'으로서, 대내외적 파트너십을 갖추어 대학과 지역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가는 혁신을 이루는 대학을 의미한다. 정부는 2027년까지 30개교를 선정하고, 대학별로 5년간 약 1천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엄청난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학령인구의 감소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대학들에게 글로컬대학30 사업은 반드시 쟁취해야 할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최초로 선정된 10개의 글로컬대학에는 어떤 대학이 포함될 것인지, 이들 대학이 보여줄 혁신의 모습은 무엇일지, 앞으로 글로컬대학이 만들어 갈 고등교육의 다양한 변화는 어떠할지, 글로컬대학30 사업을 둘러싼 사회 전반의 관심이 뜨겁다.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혁신적인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만큼, 걱정의 목소리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된 혁신기획서를 살펴보면 그동안의 대학 재정지원사업과 평가에서 나타났던 혁신 사례를 넘어서는 새로운 혁신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학과(전공) 간, 나아가 다른 대학과 지역, 기업, 글로벌과의 벽 허물기 사례가 두드러진다. 벽 허물기는 대학 교육을 확장하고, 대학-지역의 동반 성장을 위한 교육적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틴 트로우(Martin Trow) 교수가 제시한 고등교육 발전 단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고등학교 졸업자 5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후기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단계의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으로서 엘리트 교육을 수행하는 대학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보편적인 학습의 장(場)으로서 기능한다. 보편화 단계에서는 다양한 특성과 요구를 지닌 학습자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이들의 특성과 요구를 파악하고,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학습자들은 다양한 학습 경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이러한 학습 요구는 개별 학과나 전공에서 소화하기 어렵다. 대학 안팎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연결시켜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벽 허물기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벽 허물기의 가치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글로컬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역 대학 공동체의 상생이 필요하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30개 대학을 선정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글로컬대학이 다른 대학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중심축이 되어 혁신 사례를 대학 사회 전반에 확산해 나가야 한다. 진정한 글로컬대학은 각자도생하여 생존하는 대학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기업, 다른 대학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토대로 함께 성장, 발전해 나가는 상생하는 대학이이어야 할 것이다. 정책 취지처럼 글로컬대학을 통해 지역이 살고, 나아가 대학 교육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세계가 궁금해 하는 한국의 혁신 사례가 나오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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