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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이번 학기에는 영화 속 교육 이야기를 나누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 다룬 영화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이다. 국내에는 1990년에 개봉되어 이미 30년도 훌쩍 넘은 영화이지만, 2024년 현재의 우리에게 여전히 깊은 울림을 주는 명작이다.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하면, 명문 사립 고등학교인 웰튼고에 입학한 학생들이 키팅 선생님을 만나며 어른들에 의해 주어진 꿈과 목표가 아닌 자기 자신의 삶과 내면의 목소리를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오래 된 영화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만큼 지금 우리의 교육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영화 속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학생들도 이른바 SKY로 대표되는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꿈꾸고, '대학만 가면'이라는 말로 공부에 매진하기를 요구받으며, 스스로 세운 목표가 아닌 어른과 사회에 의해 주어진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닐이 찾은 '연기'라는 꿈은 '시간 낭비'로 치부되듯이, 학생들에게는 열심히 공부해서 높은 성적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키팅 선생님은 스스로 생각하는 법,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용기있게 이야기하고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함을 가르치고 있다. 다른 선생님과 학부모들에게는 '비정통적인' 방식일지 모르지만, 키팅 선생님은 단상에 올라가보게 하거나 자작시를 지어보게 하거나 각자만의 방식으로 걸어보게 하는 등의 수업 방식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쳤다.

교육은 한 개인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의 현실은 한 개인의 성장 그 자체보다는 더 높은 점수, 더 높은 순위의 대학으로의 진학 등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다. 대학에 가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사람들도 정작 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취업을 위해, 취업을 한 이후에는 또 결혼과 육아, 내집 마련 등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나는 지금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나는 지금 행복한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나는 어떠한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을 나눌 시간은 점차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키팅 선생님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학생들에게 전한다. '현재를 즐겨라'라는 뜻을 지는 이 말은 단순히 쾌락을 쫓는 삶을 의미하지 않는다. 키팅 선생님은 학생들이 지금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는 기쁨을 느끼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구절을 전했을 것이다.

수능이 끝났다. 이미 대학이 정해진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남은 기간을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이 학생들에게 전해야 할 메시지는 수능 성적이나 대학 합격증만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대학에 가서도 학점과 스펙, 취업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까지 고등학생으로서의 삶은 어떠했는지, 앞으로 대학생으로서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대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한 학생들은 또 어떠한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지 등을 고민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고민이 넘치는 교육의 장면에서 우리는 '죽은 시인'이 아닌 '살아가는 시인'으로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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