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7.7℃
  • 구름많음강릉 19.0℃
  • 연무서울 18.1℃
  • 맑음충주 16.9℃
  • 맑음서산 18.5℃
  • 맑음청주 17.9℃
  • 맑음대전 19.3℃
  • 맑음추풍령 18.6℃
  • 맑음대구 19.5℃
  • 맑음울산 20.1℃
  • 맑음광주 20.8℃
  • 맑음부산 22.8℃
  • 구름조금고창 19.4℃
  • 맑음홍성(예) 18.9℃
  • 맑음제주 21.7℃
  • 맑음고산 19.7℃
  • 구름조금강화 17.4℃
  • 맑음제천 16.9℃
  • 맑음보은 19.4℃
  • 맑음천안 19.2℃
  • 구름조금보령 19.9℃
  • 맑음부여 19.2℃
  • 맑음금산 19.0℃
  • 맑음강진군 21.4℃
  • 맑음경주시 20.5℃
  • 구름조금거제 19.4℃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한송이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능력을 자만한 채 낮잠을 자는 등 게으름을 피워 결국 경주에서 진 '토끼'와 느리지만 성실히 언덕을 오르며 승리를 얻은 '거북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이 이야기를 두고 공정하지 않은 경쟁이었다든가 공동체 정신이 부족했다든가 하는 비판적인 해석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적 들었던 이 이야기의 핵심 교훈은 바로 '꾸준함'이라 할 수 있다. 성실함이 가장 큰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꾸준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오랜 시간 지속해 나간다는 것은 개인의 엄청난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 하기 싫어지거나 지치는 순간들에 흔들리지 않고, 한결같이 부지런히 끈기 있게 수행해 나갈 때 우리는 '그 사람 참 꾸준하다'라고 이야기한다. 혹자는 이런 꾸준함과 성실함을 일종이 '지루함'이나 '재미없음'으로 여기기도 한다.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과 달리 꾸준한 사람은 마치 경쟁력이 없거나 뒤처지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도전하지 않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최근에는 이러한 꾸준함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가고 있다. 이른바 '갓생(God生) 살기' 열풍과 함께 꾸준히 무엇인가를 해 나가는 삶을 공유하는 챌린지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매체에서는 꾸준히 자신만의 것을 이루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한 교양수업에는 이러한 꾸준함을 연습할 수 있는 '실천보고서' 과제가 있다. 수강 학생들은 학기 초 '이번 학기 동안 내가 이루고 싶은 변화(실천)'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8주 동안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실천 계획은 어떤 주기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떠한 활동을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항을 작성해보고, 이를 기록할 수 있는 방법, 8주가 종료된 후 기대하는 결과 등에 대한 기술이 포함된다. 이 과제가 시작되고 8주가 지나고 나면 학생들은 자신의 수행 과정을 정리하며 무엇을 느끼고 경험했는지 성찰하게 된다. 처음 이 과제를 받고 학생들은 낯설고 어려워했으나, 학기가 끝난 후 학생들이 보여준 반응은 달랐다.

많은 학생들이 과제를 통해서라도 무엇인가를 꾸준히 해 본 경험이 스스로에게 굉장한 성취감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했으며, 한 학기 동안 잠깐의 시간이지만 자신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다는 점이 뿌듯했다고 회고하였다. 앞으로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한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이 세웠던 계획은 다양했다. 운동이나 취미 생활, 독서, 공부, 캠페인, 글쓰기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주제를 실천했지만, 어떠한 계획이든 꾸준히 실천해보려고 시도하고, 혹 계획했던 만큼 이루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깊이 성찰해보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꾸준함의 힘'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교육은 인간의 변화를 촉진하는 활동이다.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교육이란 들통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마음에 불을 지피는 일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학교 교육은 단지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익히기 위함이 아니다. 무엇이든 꾸준히 이루어나감으로써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어야 한다. 그래야 학교를 벗어난 후에도 자신의 길을 꾸준하고 성실히 걸어나갈 수 있게 된다. 학교만큼은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더 위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꾸준하고 성실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꾸준함'이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꾸준함이 곧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원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작은 학교의 희망을 키우다, 나광수 단양교육장 취임 1주년

[충북일보] 2025년 9월 1일, 나광수 단양교육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학령인구 1천700여 명으로 충북에서 가장 작은 교육공동체인 단양은 인구소멸 위기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양교육지원청은 지난 1년간 '에듀토피아 단양'이라는 명확한 비전과 "공감과 동행으로 지속 가능한 BEST 단양교육"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달려왔다. 나광수 교육장은 취임 직후부터 "작은 고장이지만 아이들의 꿈은 절대 작지 않다"라는 확고한 신념을 품고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다녔다. 교사로 20여 년, 장학사와 장학관으로 10여 년을 보내며 교육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농·산촌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미래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강조하며 변화를 끌어냈다. ◇Basic-미래 교육의 기초·기본을 다지다 단양교육지원청은 모든 교육의 출발점인 기초와 기본을 튼튼히 다지는 데 주력했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격차를 줄이고 동등한 출발선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학력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필수적인 창의·융합 역량을 기르는 데 아낌없이 힘을 쏟았다. △ 맞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