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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우리 자신 혹은 주변 누군가의 마음 속 이야기라고 해도 믿을 만큼, 우리 평생의 고민을 잘 표현하고 있는 글이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지난 2001년 11월 발표된 그룹 god의 '길'이라는 노래의 가사이다. 벌써 20년도 훌쩍 지난 노래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사랑받고 있는 명곡이다. 이 노래가 오랜 시간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삶의 고민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 '가사'에 있다. 특히 본격적으로 자신이 살아갈 삶을 결정해야 하는 청년들에게는 '길'이라는 주제가 훨씬 더 무거운 무게로 다가온다. 대학만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던 대학생들은 대2병, 대4병을 호소하며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사회 초년생들도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면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이직을 준비하거나,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기계적인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진로교육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져오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는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하거나 헤매고 있다.

진로(進路)는 사전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길을 뜻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이러한 진로는 하나의 구체적인 '직업'으로 이해된다. 진로에 대한 고민, 꿈에 대한 고민은 어떤 전공을 이수하고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로 귀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나의 직업으로 자신의 길을 정하게 될 경우, 막상 그 일을 하면서 나에게 맞지 않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큰 정체성 혼란에 빠지게 된다. 대학생들은 전공이 맞지 않아서, 직장인들은 직업과 업무가 맞지 않아서 우왕좌왕하게 된다. 그러나 교육학적으로 진로는 특정한 목적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방향으로 어떠한 태도로 걸어나갈 것인지를 의미한다. 즉, 자신의 삶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지를 의미한다. 노래가사 후반부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무엇이 내게 정말 기쁨을 주는지, 돈인지 명옌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인지… 알고 싶지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네. 자신 있게 나의 길이라고 말하고 싶고 그렇게 믿고 돌아보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고 걷고 싶지만 … 아직도 나는 자신이 없네."

자신 있게 후회 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인간의 삶에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을 접목시킨 '라이프디자인(life design)'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되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즉, 어떤 전공과 직업을 가져야 할지가 아닌,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어떠한 가치를 지향하며 살아갈 것인지를 중심으로 자신의 인생 로드맵을 그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명확한 목표와 가치가 있다면, 어떠한 일을 하는지와 관계없이 뚜렷한 방향성을 지닌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누군가와 비교하며, 사회적 시선을 고려하며 내 삶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충분히 이루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가 삶의 수많은 선택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내가 가는 이 길, 내가 꾸는 꿈이 모두 나 자신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을 향해 있는지를 성찰한다는 것이다.

이제 약 보름이 지나면 새로운 2023년이 시작된다. 내년부터는 공식적으로 '만 나이'가 도입됨에 따라 오히려 1년이 젊어진 느낌을 받기도 한다.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임을 기억하며, 새로운 해에는 꺾이지 않는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삶을 그려나가보면 어떨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나만의 단어, 문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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