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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어느새 2022년의 달력도 단 두 장만이 남았다. 차가워진 공기에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남은 한 해를 어떻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그리고 다가올 새해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과 설렘의 감정을 느끼며 11월을 보내게 된다. 한 해를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그 시작을 잘 마무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마무리를 준비하는 11월의 중턱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하며 파트너십의 가치를 직접 경험한 이소영 이사의 책 제목이다.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에 이어 출간된 이 책은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혼자만 최고가 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성장해 나갈 때 모두가 더 큰 성장과 성취를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저자가 근무하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라는 질문을 평가에 도입한 바 있다. 경쟁을 통한 성장이 아닌, 함께 서로의 성공을 도우며 성장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저자는 두 책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성취 경쟁에 시달리는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공동체의 힘'을 재조명해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서로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앞으로의 삶을 좌우할만한 필수적인 성장 공식임을 강조한다.

사실 이는 이미 학교교육에서부터 확인된 바 있다. 본래 교육은 사회적 과정으로, 학교는 교수자와 학습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상호작용하며 배움을 이루어 가는 곳이다. 혼자 책을 읽으면서도 지식을 얻을 수 있지만, 선생님, 동료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지식과 더불어 정서, 태도 등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수업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운 경험이 모두에게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토의, 토론 학습, 팀 학습, 튜터링이나 멘토링과 같은 학습공동체 활동 등은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는 교수-학습 방식이다. 다른 어떤 사회적 장면보다 교육은 상호 관계 속에서 더 넓고 깊은 배움을 이루어 나가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교육 상황에서 우리는 교육에 있어서 상호작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 입시, 상대평가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경쟁적 교육 문화는 우리가 서로의 배움에 기여하게 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 마치 누군가가 높은 성취를 보이면 다른 누군가는 낮은 성취를 보여야만 하는, 제로섬(zero-sum)과 같은 것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경쟁이 아닌 서로를 도우며 함께 성장할 때 더 큰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낸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다. '상생과 협력'의 힘을 우리는 잊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

11월 17일,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긴장하게 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이 났다. 수능이 끝나면 누군가는 기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절망감에 빠진다. 좋은 점수를 얻었어도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면 실패감에 휩싸인다. 12년에 걸친 기나긴 학창시절이 끝나는 시점에 학생들은 '뭔가 해내지 못했다'라는 마음을 가진 채 20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제는 경쟁이 당연시 되고 있는 교육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이다. 배움을 통한 인간의 성장은 그 자체로 매우 존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점수 하나로 우리의 삶을 순위매기고 정의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은 바로 '함께 나아갈 시간'을 만들어 갈 때이다. 개개인의 잠재력을 존중하고, 서로의 성공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함께 성장하려고 노력하며, 서로에게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보는 것. 우리 사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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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