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한송이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수많은 화제를 남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끝이 났다. 주인공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라는 설정의 신선함도 있었으나,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을 통해 선사하는 따뜻한 장면 하나하나가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도 깊은 울림을 남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출연했던 배우들의 명연기만큼이나 드라마의 매력을 높인 것은 마음에 와닿는 대사들이다. 주옥같은 명대사들 속에 가장 회자되었던 대사는 바로 '봄날의 햇살'이다.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중략)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넌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김밥이 또 나오면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회 中)"

로스쿨 시절부터 지금까지 최수연은 늘 옆에서 우영우를 도와주고 응원해주었다. 그런 최수연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던 우영우는 그를 '봄날의 햇살'이라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이 장면이 방영된 이후 SNS에 자신만의 '봄날의 햇살'을 찾아 올리는 이들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우영우에게 최수연은 자신을 묵묵히 도와주는 따뜻하고 다정한 '봄날의 햇살'이었지만, 이 장면을 통해 최수연에게도 우영우는 자신의 작은 마음과 배려를 알아주는 또 다른 '봄날의 햇살'이 되었을 것이다.

리더십의 전문가 Drew Dudley는 TED에서 이를 '롤리팝 순간(Lollipop Moment)'이라 이야기한다. 대학을 다니던 중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평범한 순간에, 모르는 누군가에게 무심코 던졌던 작은 말과 행동이 그 사람에게는 삶을 변화시키게 되었던 그 순간. 그리고 그러한 순간을 고백하는 그 사람의 말이 자신의 삶에 의미 있게 다가왔던 그 순간. 누군가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고, 나의 삶을 가치있게 느낄 수 있게 한 순간들을 롤리팝 순간이라 말한다. 사람들은 흔히 리더십을 지도자가 구성원에게 미치는, 특히 어떠한 측면에서든 남들보다 뛰어나고 특별한 리더가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라 여긴다. 뭔가 '다른' 리더가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Dudley는 개개인의 삶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곧 리더십이라 이야기한다. 한 사람의 마음과 삶에 나타난 변화들이 모여 우리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만드는 원동력은 사람들이 서로 주고 받는 말과 행동이다. 말과 행동이 삶에 미치는 영향력의 가치와 힘을 알게 될 때 우리 삶은 변화로 가득차게 된다고 말한다.

최수연이 보여준 작은 말과 행동들이 우영우의 삶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또한 우영우가 최수연에게 '봄날의 햇살'이라고 말하며 그 고마움을 표현함으로써, 최수연은 자신의 삶을 이전 보다 더 가치있는 삶으로 느끼게 되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었다는 점을 알게된 순간이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 살아오면서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봄날의 햇살'을 경험했을 것이다. 내 삶에서 햇살의 순간들을 찾는 것만큼이나 누군가가 보여준 따듯함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표현할 때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사는 세상은 봄날의 햇살과도 같은 순간들로 가득 찰 것이다. '너의 말과 행동은 내 삶을 변화시키는 봄날의 햇살 같아. 고마워.'라고 말해보자. 그 순간은 곧 모두의 '봄날의 햇살'이 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