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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이

국문인협회 증평지부 회원

"동방. 저 여인이 지금 뭐라고 하는 겐가·"

동방이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싱긋 웃고 나서 우리를 보며 대답했다.

"자기 시어머니를 저승으로 모셔달라는데요. 돌아오지 못할 아들을 기다리느라 저승사자의 안내를 거부하는 죄를 짓고 있었지만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나봅니다."

그 자가 놀란 눈빛으로 동방을 바라봤다. 나도 동방의 말이 믿기지 않아 되물었다.

"아니, 저 아낙은 혼을 도둑맞아 기본적인 신체기능 밖에 작동하지 못하는 걸로 아는데 그런 판단을 어찌 한단 말인가?"

동방은 어깨를 살짝 들어 올리고는 두 손바닥을 펴 보이며 대답했다.

"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저 여인이 저에게 그렇게 전달했어요."

나는 더욱 의아해서 다시 물었다.

"겨우 어버버, 라고 입술을 굴린 것뿐인데 그렇게 큰 뜻을 전했단 말인가?"

"네. 저는 틀림없이 그렇게 전달 받았어요."

그 자가 동방을 흘금거리더니 동방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어물거리며 말했다.

"좀 전에 보니까 신처럼 굴던데 진짜 신 아니신가· 우리는 못 듣는 말을 들으니 그런 의심이 들어서. 흠흠,"

그건 그 자의 말이 맞다. 내가 듣기에도 그 여인은 알아듣지 못할 말을 우물거릴뿐더러 그것이 말이라고 하기에도 어설픈 어린아이 옹알이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나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네. 설명 좀 해주지 않겠나· 더구나 저 여인이 어찌 노인의 아들이 돌아오지 못할 자라는 것을 아는 건가?"

그 자도 나의 말에 공감한다며 반색하는 얼굴로 우리 둘을 번갈아 바라보며 눈알을 굴렸다.

"우릴 속이려 들지 말게. 아무래도 저 여인과 자네는 애초부터 어떤 연관이 있었던 게야. 그렇지?"

동방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에게 대들 듯이 따지고 물었다.

"사자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 여인을 먼저 만난 건 제가 아니고 사자님이시잖아요. 그리고 저에게 저 여인이 좀 특별한 것 같다고도 말씀하셨고요. 사실 그래서 저도 그때부터 인간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데……."

"그랬지. 그때는."

나는 우리를 보고 웃고는 있지만 초점 없는 눈으로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듯한 그 여인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여인의 생각을 읽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저승으로 갈 때가 된 사자가 아니기에 그 안을 다 들여다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여인이 알아듣던지 말든지 말을 걸어보았다.

"그대는 그대의 남편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아는 거요?"

여인은 내 물음에 대답은커녕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내 옆에 서 있던 그 자도 내 의도를 알아채고 고개를 끄떡였다.

"김 사자님 생각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동방은 우리와는 다른 사자가 분명하기는 한데……."

동방은 우리가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여인과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이야기를 연신 주고받고 있었다.

"어무. 어마아. 마무."

"하하하하."

동방은 그 여인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웃느라 우리는 안중에도 없어보였다.

"동방! 뭐가 그리 좋은가· 우리도 좀 껴주게나."

동방과 그 여인은 우리가 건네는 농조차 들리지 않는 것 같아보였다. 그래도 이곳에서 동방을 가장 잘 알고 가장 가깝게 지내는 자가 나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아 섭섭하기도 하고 은근히 배신감까지 들었다.

그 자가 내 마음을 훔쳐보았는지 내 편을 들어주었다.

"아이고, 저들이 언제부터 저런 사이가 됐을까요. 겉만 보고는 사자 속내를 알 수 없다니까."

그 자가 옆에서 거드니 부아까지 속에서 올라왔다. 나는 동방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동방! 쓸데없는 농지거리 그만하고 그만 돌아가세!"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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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