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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바리 면허증

천방지축 귀농부부의 마을 사랑 이야기

  • 웹출고시간2012.02.08 18:02: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권영이

동화작가·증평군청 행정과

한 시간 가량 걸어서 읍내를 다니던 마님이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을 했다. 따뜻한 봄이나 가을에는 코끝에 시골냄새를 달고 흥흥거리며 한 시간 정도는 걸을만하다. 그러나 칼바람 부는 겨울에는 외투 깃으로 바람을 막으며 허리를 굽히고 종종걸음 치는 꼴이 마님과 어울리지 않아 내린 결정이다.

드디어 마님이 면허증을 따서 자랑을 하는데 삼돌씨와 아이들이 믿지 않는다.

"에이, 그거 뻥이지? 엄마처럼 몸치가 어떻게 한방에 면허증을 따?"

인정 안 해주는 가족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마님은 다음날 출근해서 동료 직원이 타던 오래된 빨간 프라이드를 떼를 써서 얻어온다. 그리고 곧바로 시승식을 한다며 가족을 프라이드에 반강제로 밀어 넣고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20㎞로 기어간다. 옆 좌석에 앉은 삼돌씨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고 뒷좌석에 앉은 두 아이들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다.

읍내로 들어가는 삼거리 신호등에 빨간불이 막 켜지고 있다. 마님은 학원에서 배운 대로 브레이크를 밟는다. 차가 '덜컥' 하고 서는 동시에 '윽' 하는 비명이 터진다.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차가 '푸르르 푹'하고 앞으로 쏠리면서 급정거를 했기 때문이다. 놀란 가족들이 채 숨도 돌리기 전에 초록색으로 바뀐 신호를 보고 직진? 좌회전? 순간 판단이 서지 않은 마님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좌회전을 해버린다. 삼돌씨가 자지러진다.

"이 사람아! 여긴 좌회전이 안 되는 곳이여!"

"잉? 삼거리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두 아이가 앞좌석을 꼭 붙잡고 애원을 한다.

"엄마! 제발 우리 좀 여기서 내려줘. (>ㅅ<)"

"야, 인마! 아무 일도 없었잖아? 그러면 됐지, 짜식들…"

삼돌씨가 한숨과 함께 앞을 가리킨다.

"앞을 봐, 아무 일이 없나."

"엉? 저 사람은 왜 길에서 손을 흔들고 난리야?"

"경찰이잖아! 우리보고 차를 세우라는 거여."

삼돌씨가 소리를 지르자 마님이 얼떨결에 끼익하고 차를 급하게 세운다.

"실례하겠습니다. 면허증 좀 보여 주십시오."

"왜요? 제 면허증 가짜 아니에요. 며칠 전에 진짜로 땄는데…"

옆에 앉은 삼돌씨가 마님 옆구리를 쿡 찌른다. 면허증 꺼내라는 신호다. 지갑에서 면허증을 더듬거리며 꺼내는 마님을 한심하게 내려다보던 경찰관이 묻는다.

"사모님, 지금 무슨 위반을 하셨는지 아십니까·"

"위반요? 위반 안 했는데...아, 알았다! 과적이요. 너무 많이 실었어요. 울 신랑이 몸무게가 엄청 많이 나가거든요. 애들도 그렇고, 나도..."

옆에 앉은 삼돌씨 얼굴이 벌개지고 애들은 뒤에서 고개를 숙이고 끅끅거리며 웃음을 삼킨다. 경찰관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마님을 위아래로 한참을 훑어본다.

"장난치지 마십시오. 지금 신호위반 하셨습니다. 과태료 6만원에 벌점 15점입니다."

"으잉! 육만 원이요? 말도 안 돼! 아저씨, 저 초범이니까 봐 주세요. 과적차량이 더 싸면 그걸로 끊어주세요."

어리바리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마님을 한심스럽게 내려다보던 경찰관이 옆에 앉은 삼돌씨를 보고 화를 낸다.

"사장님은 사모님 주행연습 좀 시키고 도로로 내보내십시오. 이거야 원, 쯧쯧..."

경찰관에게 마님 대신 혼이 난 삼돌씨는 씩씩대며 운전대를 빼앗는다.

"당신! 돈 들여서 운전 배우라고 했더니 운전은 제대로 못 배우고 겨우 어리바리 면허증이나 따가지고 왔어?"

아이들이 킥킥대며 수군댄다.

"우리 엄마 어리바리 면허증 땄대. ㅋㅋㅋ."

어리바리한 사람들이 많아야 웃을 일도 더 많은 좋은 세상이다.

- 천방지축 마님생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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