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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이

증평군청 행정과 근무

해님이 동쪽 산마루를 넘으려고 바동대는 소리에 마을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밤이슬에 젖은 풀들이 기지개를 켜고, 새들은 포르르 날아다닌다. 마님네 흰둥이와 촐랑이도 덩달아 컹! 하고 짖는다. 새벽은 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만큼의 소리를 낸다.

마님은 아쉬운 잠을 밀어내고 막 일어난다. 그때 핸드폰 카톡으로 문자가 온다.

'나 자살 생각 중임'

마님 눈이 얼굴 반을 차지할 만큼 커진다. 얼굴색도 점점 하얘진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문자를 보낸이는 늘 밝고 긍정적이며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마님이 그이에게 '에너지 여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런데 자살이라니…….

'말리지 마셈... 말리는 사람도 없겠지만'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생각도 많이 해 봤는데... 이렇게 사는 건 아닌 것 같다.'

"진짜, 미쳤어!"

마님이 소리를 버럭 지른다. 거실에서 자던 삼돌씨가 놀라서 안방으로 뛰어 들어온다.

"뭔 일이여·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삼돌씨가 넋을 놓고 침대에 걸터 앉아있는 마님에게 다가와 이마를 짚어본다.

"열은 없는데... 무서운 꿈 꿨어?"

마님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삼돌씨를 바라보며 떨고 있다.

"삼돌씨, 큰 일 났어. 왜 있잖아. 가끔 내가 이야기했던 에너지 여왕, 그 친구가 글쎄 자살을 한다고 나한테 문자를 보냈어. 지금 달려가도 늦었겠지?"

"성격이 그렇게 좋다며~ 그런 사람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겠어. 걱정 마."

"그렇긴 하지만……. 누가 알아 그동안 아픔을 감추고 씩씩한 척 한 건지. 혹시, 남편이 사고를 왕창 쳤나? 그래서 감당이 안 되니까 죽으려고 하는 건가?"

"마님, 그러다 당신부터 어떻게 되겠어. 제발 진정 좀 해."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더 관심을 갖고 이야기도 나눌 걸."

마님은 끝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낀다.

"마님, 당신 핸드폰 좀 줘 봐. 아무래도 좀 이상한 것 같아."

삼돌씨가 마님 핸드폰을 열고 카톡 문자를 살핀다.

'나 자살 생각 중임' 한 줄 아래로 내려가서 '말리지 마셈... 말리는 사람도 없겠지만' 아래로 세 줄 내려가서 '생각도 많이 해 봤는데... 이렇게 사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여러 줄 내려가서 '30cm 자가 좋을까? 50cm 자가 좋을까? 무슨 자를 살까?'

굳어있던 삼돌씨 얼굴이 점점 풀리더니 박장대소를 한다.

"아이구, 어리바리 천방지축 우리마님이 또 낚였네."

삼돌씨는 마지막 문자를 마님 얼굴에 바짝 들이댄다. 마님이 가만히 들여다보다 버럭버럭 소리를 지른다.

"이 여자, 나한테 죽었다! 이 새벽에 이런 문자를 보내니 누가 장난인 줄 알았겠어!"

마님이 문자를 보다 너무 놀라서 마지막 문자까지 못 보고 멈췄기 때문에 에너지 여왕의 장난질에 그만 낚이고 만 거다. 삼돌씨가 신바람이 나서 마님을 놀린다.

"아이고 우리 마님하고 궁합이 딱 맞는 사람이 나타났네. 하나는 어리바리, 또 하나는 장난꾸러기. 푸하하하!!!"

누군가 당신을 낚으려고 한다면 당신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어서일 거다.

- 천방지축 마님생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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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