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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

충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마오쩌둥이 집권했던 1949년부터 1976년 사이에 중국 인구는 거의 두 배로 늘어 9억 4천만 명이 되었다. 인구 폭발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중국은 미래의 인구 증가를 늦추려는 목적으로 1979년에 '한 자녀' 정책을 시작했다. 사실 한 자녀라는 이름 자체는 조금은 부적절하다. 도시 가족들은 대부분 자녀를 하나만 가질 수 있었지만, 소수 민족, 첫 아이가 딸인 시골 가족, 두 사람 모두 외동인 부부 등은 예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산아 제한을 어긴 가족들에겐 점점 높은 벌금을 물렸고, 불임 수술과 낙태를 강제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5년에 14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던 중국 인구는 2005년 1월에 13억명을 돌파하는데 그치면서 14억명 돌파 예정 시점은 2025년으로 미뤄졌다.

이처럼 인구 증가율이 감소하자 중국은 지난 10월 29일 중국은 '한 자녀 정책'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제 자녀를 둘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도시화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인구 감소는 노동력 감소와 급격한 노령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과연 두 자녀 정책이 시행된다면, 중국은 베이비 붐을 맞을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이 정책은 원래 농업 위주의 사회에서 인구 증가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것이었다. 농업 사회에서는 아이가 많을수록 노동력이 많고 노후가 보장된다. 현재 중국은 점점 더 도시가 늘어나고 있으며 교육 수준이 높아졌다. 가족 부양의 경제학 역시 달라졌다. 이제 자녀 교육비가 가계에 큰 부담이 되어 둘째를 갖고 싶다는 욕구가 꺾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은 어떠한가· 6·25전쟁 이후 본격적인 베이비 붐을 맞으면서 출산율은 보통 5-6명이고 1970년 초반까지 4.5명 수준을 유지했다. 옛날 어른들이 "아이는 모두 제 먹을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고 이때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고도성장의 주역이 되어왔다. 그러나 좁은 땅에 먹고살아야 할 인구는 많아 1970년대 이후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을 써서 인구증가억제에서 성공적인 모범국가가 되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극단적인 표어로 상징되는 산아억제정책은 예비군훈련에서 정관수술을 유도한다든지 건강보험에서 세 번째 자녀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딸·아들 구별 없이 둘만 나아 잘 키우자"는 공익광고가 우리 귓전에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언제인가 그러한 소리는 우리 곁에서 슬그머니 사라졌고, 이제는 저출산 극복이 국정과제로 대두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신생아가 태어났던 해는 1971년이었다. 이해 태어난 신생아는 102만 5천명을 기록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이 무렵 태어난 이들은 초등학교 교실이 부족해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등교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14년 신생아수는 43만5300명으로 1971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감했다.

출산율 저하 문제의 저변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편향적 단면이 그대로 드러나고,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이 없이는 해소되기 어렵다. 인구억제 정책은 목표달성이 쉽지만, 인구증가 정책은 목표달성이 어렵다. 저출산 문제의 해결은 한국사회의 개혁과제와 맞물려 있다. 고용과 산업의 문제, 돌봄과 복지의 문제, 그리고 의료와 교육 영역에서 어떻게 시장의 힘을 제어하고 공공성을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 국민들 사이의 신뢰 제고, 생태계 문제, 미래 공동체 비전의 문제 등이다. 출산의 문제를 개인적 차원에서 풀기보다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을 잘 풀어나갈 때 결국 자연스레 출산율은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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