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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0.04 14:03:39
  • 최종수정2015.10.04 14:03:39

김준환

충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는 노인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가? 노인복지관에서 강의할 때 노인들에게 질문을 했다. 사람들이 여러분을 보고 뭐라고 하나요· 쓸모없는 사람, 고집불통, 힘없는 사람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마구 쏟아졌다. 그런데 마지막에 한 분이 말은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이 우리 보고 노인(NO 人)이래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알고 있었지만 노인은 사람이 아니라니…. 그것도 당사자의 입에서 직접 들으니 참담한 심경이었다. 과연 노인은 쓸모가 없기에 사람이 아닌 것인가?

반면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아프리카 격언 중에 '노인 한명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지은 '황혼의 반란'이라는 소설에도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덴마크 속담에는 '집안에 노인이 없으면 옆집에서 빌려와라'는 말도 있다. 중국의 고서 한비자에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이지만 '경험을 갖춘 사람의 지혜'라는 뜻으로도 풀이를 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어르신들은 삶은 어떠한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나라 노인들은 일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임에도 가난하고 자살율이 높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고용률이 30.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조사 대상 35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전체 평균(13.1%)의 2.6배 수준이다. 고용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이슬란드(34.2%)이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는 법정 퇴직 연령이 65세이며, 연금은 67세부터 받을 수 있어 일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는 비율이 높다. 뿐만 아니라 아이슬란드의 노인 빈곤율은 3%밖에 안 돼 아이슬란드라는 예외를 제외하면, 실제로 한국의 노인 고용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충격적인 사실은 한국 노인들은 어느 나라 노인보다도 일을 가장 오래 그리고 많이 하는데도 가난하다는 점이다. 노인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건강이나 자아실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다. 66~75세 빈곤율은 45.6%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11.0%을 크게 웃돌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OECD 33개국 중 압도적인 1위로, OECD 평균의 4배에 가깝다. 특히 노인가구의 양극화 현상은 매우 심하다. 상위 20%인 노인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하위 20%인 가구 소득의 16배나 됐다. 이는 전체가구의 소득격차 12.8배보다 훨씬 심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도 올해 30%를 넘어섰다.

노후를 즐길만한 여윳돈이 부족하다보니 TV가 노인들의 가장 친한 친구가 돼버렸다. 노인들은 지난해 하루 평균 3시간 48분을 TV 시청에 사용했다. 이는 5년 전보다 21분 늘어난 것이다. 하루 여가시간(7시간 16분) 중 절반을 TV시청에 쏟고 있는 셈이다. 노인을 위한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노인여가복지시설 중 가장 많은 것은 여전히 경로당(89%)이다. 독거노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독거 노인 수는 올해 현재 137만9천여명으로, 5년 전보다 18.5% 급증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생활고와 극심한 고독감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들도 늘고 있다. 작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5.5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으로 높은 상태다.

노인복지에 대한 예산이 다른 분야에 비해 많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노인들의 삶은 고단하고 괴롭기만 하다. 실제로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 노인은 25.6%에 불과하다. 현재 노후의 삶이 행복해야만 젊은이의 미래도 행복하다. 이것이 우리가 노인복지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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