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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

충청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잊을 만하면 터저 나오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아동 폭행사건은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폭행 사건을 정점으로, 부평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보도된 보육교사의 폭력은 아동학대로 판정하기에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아동학대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동훈육과 아동학대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한 경우도 많다. 중국 엄마들의 '호랑이 육아법'이 담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되면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불거졌었다. 예일대 로스쿨의 에이미 추아 교수가 쓴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가 논란의 중심이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추아 교수는 이 책에서 소피아와 루이사 10대의 두 딸을 중국 전통 방식으로 엄격하게 키워 모범생으로 만든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자녀교육은 기본적으로 주입식이며 피아노나 바이올린 연습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한다. TV 시청과 애완동물 키우기, 컴퓨터 게임, 학예회 참가, 방과 후 활동, 밤샘 파티 등은 엄격히 금지되고 학점은 A 외에는 허락되지 않는다. 책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추아 교수의 육아법을 지지하는 의견과 아동학대에 가깝다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리 옛말에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자식 매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사랑의 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오랫동안 폭력을 훈육의 한 방법으로 사용해 왔으며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스웨덴, 덴마크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는 보육기관은 물론 가정 내 체벌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러기에 아이를 돌보는 어른이라면 자신이 하고 있는 훈육이 혹시 아이에 대한 학대가 아닌지 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잠시 방심하면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기 쉽다.

학대가 아닌 훈육이 되려면 최소한 세 가지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아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상황에서는 아이를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엄한 표정과 단호한 태도로 무장하고 훈육이라 이름 붙였지만 알고 보면 내 뜻대로 안 따라준다고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사는 아이가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지 이해하려 해야 한다. 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아이가 어떻게 느끼고 반응할지를 고려해야 한다. 훈육은 아이들 가르치려고 하는 일인데, 아이들이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두려움만 느낀다면 학대에 해당된다.

둘째, 다음으로 교사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훈육과 학대의 차이는 교사가 화 난 상태에서 아이를 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좌우된다. 순간적으로 흥분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 교사라면 아이를 가르치기 전에 자기의 마음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어린아이를 훈육할 때에는 경고, 벌세우기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교사의 짜증이나 분노의 감정이 절대 개입돼서는 안 된다.

셋째, 훈육은 일회적이며 아동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행해져야 한다. 목소리 톤을 높인 야단치기, 놀이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기, 손들고 서 있기, 무릎 꿇고 앉히기 등의 수준은 보육기관에서 허용가능 한 훈육방법이다. 그러나 감정이 실린 과격한 행동, 경고 없는 즉각적인 체벌, 머리·가슴·복부 등 신체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때리는 행위는 학대이다.

아이가 실수를 할 때는 교사가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아이의 문제행동에 야단치고 벌을 줘야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처벌은 옳지 않으므로 아이가 제멋대로 행동해도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이에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강요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아이와 함께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이다. 해결 방법에 초점을 맞출 때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리고 다음 도전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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