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9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남혁 목사

금주 한 주간은 2천년 기독교 교회력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지닌 부활절을 앞에 둔 예수의 '수난'(passion) 주간이다. 십자가의 고통이 인간이 견디기에 녹록한 일이 아님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오죽하면 '인간이 만들어 낸 사형도구 중에 가장 잔인한 형벌이 십자가 형'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까. 인류를 구원하려고 작정하고 이 세상에 오신 예수도 십자가 고난 앞에서는 인간적인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다. 예수는 하나님께 기도한다. "아버지여! 할 수 있다면 이 잔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고난의 잔을 받아 마셨다. 그 결과 부활의 새벽은 왔고, 인류 역사상 위대한 메시아가 되었다.

예수의 수난과 부활은 저 유명한 영국 속담을 탄생시켰다. "No cross, No crown!" 십자가 없이는 면류관도 없다. 고난없는 영광은 없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여러 가지 시련과 고난을 통하여 위대한 삶의 자리로 나아갔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시련과 고난이 걸림돌이 되지만 위대한 일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시련과 고난이 디딤돌이 된다. 세계의 강대국들을 막후에서 움직인다는 유대민족도 애굽에서 당한 고난과, 광야의 고난을 통하여 강한 민족으로 훈련된 것이다.

불후의 명곡 헨델의 '메시아'가 탄생된 배경에도 비슷한 과정이 있었다. 헨델은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기독교의 전통과 문화 속에서 자라났지만, 그의 삶은 즐거움과 물질의 부요함을 추구하는 인생을 살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닥쳐왔다. 그의 작품이 연주되는 오페라에는 관객들이 모이지 않았고 얼마 후 그 자신도 뇌일혈로 쓰러져 거동할 수 없는 불편한 몸이 되었다. 빚은 점차 늘어가고 이전에 가까이 지냈던 친구들도 하나둘 떠나가기 시작했다. 절망과 좌절 속에서 헤매던 그에게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배달되었다. 그 친구는 시를 즐겨 쓰던 친구였고, 편지에는 한 편의 시와 '자신이 보내는 시를 작곡해 보라'는 간단한 메모가 적혀 있었다.

친구의 시는 성경의 이사야서(40:1)의 말씀을 인용한 내용의 시였다. "위로하라.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고 주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주의 영광은 드러나고야 말리라. 모든 육체가 그 영광을 보리라." 헨델은 친구의 시가 큰 위로가 될 뿐 아니라, 점차 그 시에 매료되어 고요함과 음악적인 영감이 밀려왔다. 그는 1741년 8월 22일부터 금식을 하면서 잠도 거의 자지 않은 채, 단 24일 동안 신들린 듯 그 유병한 <메시아> 전곡 53권을 작곡해 냈다. 헨델의 시련과 고난은 불후의 명곡을 창조하기 위한 전주곡이었을 뿐이다.

토마스 칼라일은 각고의 노력으로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프랑스 혁명사>의 원고를 탈고하고 친구인 밀에게 검토를 부탁했다. 그런데 한 달 뒤, 밀의 하녀가 쓸모없는 종이뭉치인 줄 알고 태워 버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충격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칼라일은 어느 날 벽돌공이 벽돌을 한 장씩 쌓아 벽을 만드는 것을 보고는 생각했다. '그래, 나도 벽돌공이 한 장 한 장 쌓은 것처럼 그렇게 한 페이지식 다시 써 내려가자.' 그는 그렇게 초고를 거의 완벽하게 재생시켰고, 어떤 대목은 처음보다 훨씬 더 잘 되었다. 그리고 역사에 빛나는 작품이 되었다. 그 후 그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걸림돌이라고 말하고, 강자는 디딤돌이라고 말한다."

우리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련은 없다. 고난은 사람을 키운다! 위대한 사상과 신앙의 인격은 다 고난의 산물이다. 고난은 실로 위대한 인생을 창조한다. 이마 위에 주름살이 생길 때, 비로소 마음 속에 심오한 지혜가 생기고, 살을 뚫는 상처가 있을 때, 그 영혼에서 솟아오르는 향기가 멀리 퍼져간다. 눈물과 피로 얼룩진 예수의 인생은 우리에게 신비한 천국의 문을 열어준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