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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혁

서원대학교회 목사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다. 사는 것이 힘들고 또 마음에 응어리진 일들이 많기 때문에 웃음은 좋다. 더구나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한(恨) 많은 세월을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웃음은 더더욱 필요한지 모른다. 그래서 점점 웃음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서 웃게 하는 직업이 성행하고 있다. 오늘날 개그맨은 대단히 인기가 있는 직업이다. 심지어 웃음치료사, 웃음요가, 웃음 다이어트 라는 업종도 있다.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요즈음 우는 사람들은 분위기를 망치고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취급된다. 우는 것은 그저 사람이 죽은 초상집이나 누군가 슬프고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가서 한 번 같이 울어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상 웃음만 먹고 자란 사람은 머리는 커지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하기 어렵다고 한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눈물로 밤을 새워 본적이 없는 사람과는 인생을 아예 논하지 말라"고 했다. 비슷한 말로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는 격언도 있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아픔이나 고통을 경험하고 눈물을 흘려본 사람과 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공감되는 대화를 나눌 때, 행복을 느낀다.

필자가 존경하던 어떤 분이 있었다. 그 분은 부인 사랑이 대단한 분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사랑하던 부인이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기독교인이었던 그 분에게 부인은 천국에 가셨다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에 마음에 상처가 남았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위로를 했지만 한동안 누구의 위로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래 전에 부인을 떠나 보내고 혼자 사시던 목사님이 찾아왔다. 그리고 손을 꼭 잡으면서 "그 마음 내가 잘 알지." 라는 말을 하는데 슬픔의 눈물이 주르륵 흐르면서도 마음이 후련해졌다고 한다. 이 말은 내가 너의 아픔을 겪어보았고 너의 아픔을 안다는 말이다.

이것을 체휼(體恤)이라고 한다. '내가 몸으로 겪어서 안다'는 것이다. 아파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다. 이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말로만 위로를 하게 된다. 그러나 아픔을 알고 나면 마음과 가슴으로 위로한다. 그래서 슬플 때에 진정으로 함께 울 수 있고, 기쁠 때 정말로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체휼에서 공감의 능력이 생긴다.

공감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람은 공감의 능력이 있어야 말이 통한다. 누군가 내 말에 고개만 끄덕거려 줘도 얼마나 좋은가? 부부간에 대화가 겉도는 것은 남녀에게 공감의 채널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픔을 겪어본 사람은 공감 채널을 맞추는 법을 안다. 세상에 빛을 남긴 사람들은 이 공감의 능력이 있다. '적도의 성자' 슈바이처는 어렸을 때 친구와 씨름을 하여 이겼다. 그 친구는 "내가 잘 먹지 못해서 너에게 졌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 후로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총칼에 짓밟힌 흑인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가지고 자라났다. 그리고 마침내 아프리카로 가서 평생 약한 자들을 돌보고 무료 진료를 하였다. 반대로 나폴레옹처럼 많은 사람들이 영웅호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야심을 위하여 수 십만명을 전쟁터에 끌어들여 죽게 했다.

사람은 아픔과 눈물을 통하여 성숙해진다. 그리고 인격이 깊어진다. 눈물의 골짜기를 통과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자들이여! 그 눈물이 값진 눈물, 복된 눈물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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