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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표 전무의 인도차이나 반도 여행기 - 베트남

아픈 역사기록물도 관광상품화
메콩강 삼각주 슬로우 투어 '힐링'

  • 웹출고시간2015.01.22 14:29:59
  • 최종수정2015.01.22 14:33:30

베트남 투어에 반드시 동행하도록 의무화된 현지 가이드가 밀림 투어를 안내하고 있다.

같은 메콩강 물을 이용하고, 같은 산맥을 끼고 살며, 같은 시대에 전쟁과 평화를 경험한 캄보디아와 베트남이지만 두 나라의 현재 모습은 사뭇 다르다.

베트남은 개혁 개방을 전면에 내세운 이른바 '도이모이 정책(Doi Moi Policy)'으로 어딜 가나 활기가 넘쳐 흐른다.

이번에 여행지로 정한 곳은 호치민(HOCHIMINH)시를 중심으로 한 메콩강 하류 지역.

하노이(HANOI)가 베트남의 정치수도라면 호치민시는 경제수도로 불린다. 호치민은 통일 이전까지 사이공(SAIGON)으로 불렸다. 이곳 시민들은 호치민이라는 지명보다 사이공에 대한 향수가 더 강하다. 그래서 간판에서도 사이공이란 명칭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 이름도 '사이공 강(Saigon River)'이다.

누구나 베트남 남부 지역을 돌아보다 보면 '전쟁'과 '평화'라는 극명한 대립어를 필연적으로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베트남전 막바지에 현 공산주의 정부군(월맹군)의 총공세를 받았으니 전쟁의 상흔이 깊을 수 밖에 없지만 지금 메콩강 삼각주가 그려내는 정경은 더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전쟁

베트남 근현대사를 묵묵히 지켜본 옛 대통령궁(현 통일궁)

일행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통일궁. 옛 월남 정부시절 대통령궁으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자료 박물관으로 꾸며져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울창한 나무 숲과 너른 잔디 정원이 잘 가꿔져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건물 외관에도 나름 큰 의미가 내포돼 있다. 폭격으로 반파됐던 것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풍수지리적으로 '吉'의 개념을 설계에 반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적어도 겉으로만 보면 종전 당시 미군과 월남군 지휘부가 촌각을 다투며 탈출했던 장소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평화롭다.

그러나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당시의 다급했던 상황을 담은 사진을 비롯해 미군이 사용하던 집기 등이 그대로 비치돼 있어 패망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옛 대통령궁(현 통일궁) 지하 벙커에 미군들이 버리고 간 통신기기들.

특히 지하에는 대통령 지휘소를 비롯해 당시의 작전지도, 통신시설, 금고, 타자기, 전화기, 야전 침대, 심지어 취사 기구까지 고스란히 보관돼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어느 지하 벙커에 들어서니 각 나라별 파병 군인 숫자를 붉은 글씨로 표시한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 중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숫자 앞에 선명하게 쓰여 있는 'DAI HAN'이라는 영문자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패전과 함께 월맹군에게 붙잡혀 연행되고 있는 옛 월남 공무원들의 사진.

함락 당시 탈출하지 못한 대통령궁 직원들이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일렬로 서서 무장한 월맹군들에게 끌려 나오는 사진에선 패자의 서러움이 닭 울음처럼 목에 차오른다.

베트남전의 종지부를 찍었던 대통령궁 옥상의 마지막 폭격 파편과 폭격 장소.

건물 옥상에 오르면 대통령궁이 함락되기 직전 폭격을 맞았던 장소가 붉은 색 써클로 표시돼 있고 그 옆에는 당시 떨어졌던 팔뚝만한 크기의 폭탄 파편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엔 전쟁박물관이 별도로 있다. 이 곳엔 전쟁 당시 월맹군의 활약상을 비롯해 미군의 폭격, 고엽제로 인한 후유증 등 아픈 역사를 기록한 흑백사진과 함께 미군이 버리고 간 헬기, 탱크, 장갑차 등 군수 물자들이 보관돼 있다.

패전과 함께 미군이 버리고 간 헬기, 장갑차, 탱크 등 군수물자들.

특히 밀림 지역에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꾸찌(CUCHI) 민간유격대 사령부'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어 흥미를 끈다.

호치민시에서 차로 30여분 거리에 위치한 꾸찌 마을은 베트남전 10년 동안 주민들이 민병대를 조직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지역으로 미국 측에서는 이들을 '베트콩(VET GONG)(현지어로 콩은 '없다'라는 뜻)'이라고 비하해 불렀다.

약 1만5천명이 활동해 이중 무려 1만여명이 전사했을 만큼 희생이 컸지만 베트남 국민들에게 그들은 하나하나 모두 영웅이다.

가로 세로 각각 30cm에 불과한 출입구와 미로처럼 연결된 3층 구조의 지하 땅굴, 교묘한 위장, 독창적이면서도 섬뜻하게 개발한 재래식 살상무기들, 함정이나 덫 등 밀림에서의 사냥 수단을 전쟁에 활용하는 지혜, 여기에 뛰어난 지략의 지휘관과 애국심에 불타는 유격대...

특히 땅을 파서 만든 지하사령부엔 휴게실을 비롯해 응접실, 공연장, 심지어 시장처럼 물건을 사고 파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교묘히 위장된 땅굴 입구. 현역 군인이 진출입 장면을 재현하고 있는 모습.

그곳을 찾아 이런 모든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몸으로 체험하다보면 왜 막강한 화력을 가진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패할 수 밖에 없었는 지를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다.

얼마나 신출귀몰하면서 미군을 괴롭혔으면 민간유격대를 '귀신'이라고 불렀을까. 그 '귀신'들도 '귀신잡는 따이한'을 가장 두려워 했다니 우리군대가 강군임에는 틀림없나 보다.

◇평화

노래와 기타반주를 하며 관광객들을 상대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유니콘섬 주민들.

호치민 시내에서 버스로 약 2시간 정도 평야지대를 달려 가면 베트남 최대의 곡창지대이면서 독특한 전원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메콩강 하류 삼각주 평야를 만나게 된다.

가는 길이 지루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최대 4모작을 하다보니 어느 곳에서는 벼를 베고 있는데 그 옆 논에서는 어린 벼가 자라고 있다. 논 한 귀퉁이에 조상신을 모신 돌탑묘도 이색적이다. 기름진 농토 사이로 메콩강물이 젖줄처럼 흘러드니 온갖 과일나무가 잘 자란다.

한 부녀자가 '월남쌈밥'의 식자재인 라이스페이퍼를 만들고 있다.

수작업에 의해 야자수 나무로 생활용품이나 공예품을 생산하는 가내 공장.

메콩강 하류는 크게 미토(MY THO) 지구와 껀터(CAN THO) 지구로 나뉜다. 껀터는 물 위에 펼쳐진 수상시장이 볼만하고 미토지역은 밀림으로 이뤄진 섬의 풍광이 아름답다. 거리상으로는 미토지구가 더 가까워 관광코스로 더 인기다. 여행하기도 지금이 최적기다.

미토지구는 유니콘(UNICORN), 피닉스(PHOENIX), 드래곤(DRAGON), 토터즈(TORTOISE) 등 모두 4개의 섬으로 돼 있는데 관광이 가능한 지역은 유니콘섬과 피닉스섬이다.

메콩강 하류의 밀림속 한 가정 정원에 모셔진 조상묘.

미토 선착장에서 정크선(통통배)을 빌려 유니콘섬으로 향했다. 가는 길목엔 물반 고기반인 양어장에서의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수상 주유소도 이색적이다. 비록 흙탕물이지만 1급수다. 미세한 황토입자가 떠다녀서 그렇지 더러운 물이 아니다. 지류가 많고 폭이 넓어 홍수 걱정도 없다.

상류에서 떠내려 오는 건 비옥한 황토와 물고기만이 아니다. 흘러 내려오는 모래를 주체할 수 없어 하류의 수심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 바닥을 정기적으로 준설해야 한다. 건축자재가 무궁무진한 셈이다. 강물 위에 무수히 떠다니는 부레옥잠까지도 수출 품목이다. 그야말로 축복받은 땅이다.

일단 섬에 올라 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노니, 잭푸르트, 자몽 등 이름도 생소한 온갖 과일나무가 밀림지역답게 빽빽이 들어서 있고 벌꿀이며 사탕수수 등 자연이 주는 천연 먹거리가 지천이다. 망고 하나의 크기가 어른 머리통보다 크다.

농약 걱정은 하지 말자. 천천히 걸으며 토착민들이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 들여다보는게 섬 투어의 핵심이다.

메콩강 삼각주 슬로우 투어의 백미로 꼽는 물야자수숲 수로 쪽배투어.

4인 1조가 돼 쪽배를 타고 물야자숲이 우거진 수로를 헤쳐 나가다 보면 노 젓는 소리와 새소리 외에 인간을 방해하는건 아무것도 없다. '슬로우 힐링 투어'가 따로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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