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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표 전무와 함께하는 유럽여행 -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심장 '런던'

타워브릿지-버킹검궁전-대영박물관 도시 상징

  • 웹출고시간2011.10.13 17:55:39
  • 최종수정2015.01.16 11:32:04

고풍스런 디자인의 택시 '블랙캡'

템즈강 하류 양 안(岸) 기슭에 위치한 항구도시 런던은 오늘날 유럽의 주요 도시중에서 가장 대도시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다.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됐고 인구밀도는 높으며 출퇴근 시간엔 분주하기 이를데 없는 전형적인 도심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런던은 무려 2천년이란 긴 역사를 지녔지만 고풍스런 파리나 로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파리 북(北)역에서 출국수속을 마치고 유로스타를 탄 시간이 현지시각으로 저녁 6시 13분. 출국심사는 공항과 별반 다를게 없다. 프랑스 경찰에게 여권과 출입국 카드를 보여주고 심사대를 통과하면 불과 3m 전방에 영국 경찰이 입국수속을 기다린다. 물론 면세점도 있다.

기차가 출발하자 이내 프랑스 서부의 드넓은 평원이 나타나고 교외의 시골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점점이 박혀 돌아가는 풍차와 텅 빈 밀밭, 한가로운 목장, 푸른 채소밭 등이 쉴 새 없이 지나가지만 워낙 들녘이 넓은 탓에 기차의 속도감은 느끼질 못하겠다.
출발한 지 1시간 20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기차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도버해협의 바다밑을 통과하고 있었던 것. 저녁(도시락)도 먹었겠다 잠시 눈을 감았나 싶었는데 어느새 런던이다.

런던 동쪽 신시가지의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새벽 템즈강을 따라 산책에 나섰다. 운전기사 없이 운행하는 빨간색 경전철(신도시만 제한적으로 운행)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새벽 바람을 힘차게 가르는 모습이 활기차 보였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내 투어에 나섰다. 그런데 택시 모양이 매우 독특하게 생겼다. 승용차형이 아니라 짚차형으로 검정 칼라에 디자인도 영국 분위기에 맞게 고풍스럽다. '블랙캡'으로 불리우는 이 택시는 2층 버스와 함께 런던의 도시 이미지를 나타내는 상징 중의 하나다.
도로를 유심히 살펴보니 차도의 가장자리에 빨간색 또는 노란색으로 차선이 그어져 있는데 어느 것은 한 줄로, 어느 것은 두 줄로 표시돼 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시내가 워낙 복잡해 차를 잠시 세워 둘 수 있는 구역을 이런 방식으로 표시한다고 한다.

고딕식 아름다운 첨탑의 타워브릿지.

시내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런던의 상징인 타워브릿지가 눈에 들어왔다. 빅토리아 시대의 우아함과 웅장함이 곁들여져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로 꼽히는 이 교량은 크고 작은 첨탑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중세의 성을 연상시킨다.
다리 구조는 양 안에서 각각 80m의 현수교 부분과 중앙 60m의 가동(可動)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지금도 군함 등 대형 선박이 다리 밑을 통과할 때면 무게 1천톤에 이르는 다리가 90초 동안 들어 올려진다고 한다.
타워브릿지 바로 옆에는 런던타워(일명 런던성)가 어두운 옛 영욕을 뒤로한 채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중세 때 만들어진 대표적 성채 유적으로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을 만큼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그러나 이 건물이 유명해진 것은 앤 볼린과 캐더린 하워드 등 헨리 8세의 두 부인을 비롯해 여왕이 되기 전의 엘리자베스 공주, 에드워드 5세, 그리고 나치스 부총통을 지낸 루돌프 헤스 등 역사상 주요 인물들을 가두었던 감옥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란다.

영국 민주주의의 본산 국회의사당 전경.

그 곳에서 얼마 안 떨어진 템즈강 변에 국회의사당(일명 웨스트민스터 궁전), 빅벤(시계탑),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이 사열하듯 위용을 뽐내며 서 있다.
영국 의회정치의 본산인 국회의사당은 16세기 이래 줄곳 국회 회의장으로 사용돼오다 1834년 대화재로 소실돼 그 자리에 현재의 전형적인 고딕 양식으로 다시 지었다.
건물 정면의 길이가 300m에 이르고 방 수가 1천개를 넘는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국회의사당을 더욱 유명하게 하는 것은 98m의 높이로 우뚝 서 있는 영국의 명물 시계탑 '빅벤'이다.

1859년 만들어진 이 시계는 시계판 지름이 7m에 분침 무게가 1톤으로 웬만한 소형 자동차만하며 지금도 전문 '시간지기'가 손으로 태엽을 감아주지만 1859년 제작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할 고장 없이 매시간 종을 울리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사당과 광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는 고딕 양식의 사원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다. 8세기경 처음 세워진 이후 두 차례의 개축을 거쳐 18세기 중반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역대 국왕들이 이 곳에서 대관식을 치렀고 지금도 왕족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모두 이 곳에서 이뤄진다. 물론 1997년의 다이애나 왕세자비 장례식 역시 여기서 거행됐다. 이 곳은 또 처칠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1세, 헨리 7세, 찰스 디킨스, 윌리엄 워즈워드 등 3천명이 넘는 유명 인사들이 잠들어 있어 더 유명세를 탄다.
웨스트민스터라는 이름은 시의 서쪽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템즈강을 따라 이같은 유적들을 둘러보다 보면 고풍스런 건물과는 안어울리게 아주 생뚱맞은 원모양의 초대형 놀이기구 비슷한 구조물을 만나게 되는데 이름하여 '런던아이(London eye)'라 불리는 회전관람차다.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세워져 일명 '밀레니엄 휠'로 불리는 이 시설은 높이가 135m, 한바퀴 도는데 30분이 소요되는데 시내를 한 눈에 관망할 수 있어 줄을 서야만 탈 수 있다지만 내 눈에는 영 부조화스럽게 다가왔다.

근무교대하는 버킹엄궁의 근위 기마병.

시간을 보니 근위병 근무교대식 시간(11시 30분)이 얼마 안 남지 않아 서둘러 버킹검 궁전으로 향했다.
1837년 빅토리아 여왕 이래 줄곧 영국 왕실의 자존심을 지켜오고 있는 여왕의 공식 거주지로 부지런을 떨어 도착했으나 여왕은 휴가중이어서 근무교대식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름이 알려진 만큼이나 이 광경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로 궁전안 잔디밭은 만원이었다. 교대식은 약 45분간 이어지는데 정확히 72cm의 보폭으로 걷는 근위병들의 모습과 기마병들의 행진이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로스트비프에 야채를 곁들인 감자로 점심을 해결하고 런던에서 가장 크다는 '하이드 공원'을 찾았다.
70만평이나 되는 이 공원은 울창한 숲과 함께 각종 조각상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으며 특히 누구나 자유롭게 연설을 할 수 있도록 스피커스 코너(Speaker's Corner)가 마련돼 있는게 인상적이다.

엷은 미소가 압권인 람세스 2세 조각상

공원에서의 짧은 휴식을 뒤로 한 채 런던 투어의 공식 일정 중 마지막 코스인 대영박물관으로 향했다.
세계 최초의 국립박물관으로 대영제국의 위대함을 유감없이 과시하는 이 박물관은 그리스풍 건물로 전시관은 크게 고대세계관, 서구세계관, 동양세계관으로 나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가서 전시물들을 보는 순간 이 곳이 박물관이라는 인상보다는 마치 약탈 문화재 집합소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시관 중 로제타관, 파르테논관, 미이라관 등은 반드시 봐야 할 코스로 꼽힌다. 이중 로제타석은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대 장교가 나일강 근처 로제타에서 발견한 비석으로 이 돌에 새겨진 글의 내용을 해석함으로써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의 해독숙제가 풀려 더욱 유명해졌는데 유명세 만큼이나 유리상자에 갇혀 발디딜 틈 없이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맞는다.

엷은 미소가 너무나 사실적인 이집트관의 람세스 2세상을 비롯해 앗시리아관의 정밀한 부조 조각, 동물들이 마치 살아서 꿈틀거리듯 생동감있게 표현된 북아프라카의 모자이크 벽화 등도 그냥 지나치면 안될 전시품들이다.
전시관에서 마주한 고대 이집트인들의 미이라들은 그 표정이 지금도 내 머릿속에 남아 있을 만큼 정교하다. 미이라를 보면서 이들의 기구한 운명에 귀국 비행기를 탈 때까지 마음이 숙연해졌다.

영국과 대륙을 잇는 유로스타

런던과 파리, 런던과 브뤼셀을 연결하는 국제특급열차다. 런던과 파리 구간은 2시간 20분에서 3시간, 런던과 브뤼셀 구간은 3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프랑스의 테제베(T.G.V)로 도버해협을 관통하는 해저터널로 운행되며 최대시속은 300km, 도버해협 해저터널 전체 길이는 50km에 이른다.

지난 1987년 착공해 1994년 5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프랑스 미테랑 전 대통령에 의해 개통됐다. 유로스타의 객차는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T.G.V다. 같은 T.G.V라도 유럽 내부의 5개국을 잇는 고속전철은 탈리스(Thalys)로 불린다.(자료제공:롯데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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