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6.03.03 18:33:34
  • 최종수정2016.03.03 18:33:39
[충북일보] 미얀마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휴양지중 하나가 또 있다. 바로 인레호수다.

1박2일의 꿈결같은 트레킹을 인레호수 남서쪽 통레(Tone Le)라는 작은 마을에서 끝냈다. 대나무에 둘러 쌓여 아늑한 기운이 가득하다. 5인승 보트를 타고 호수 북쪽에 위치한 낭쉐(Naungshwe)마을로 이동했다. 이동 시간은 약 1시간.

호수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20여분의 좁은 수로를 빠져 나와야 한다. 수상가옥을 짓고 드넓은 물길을 따라 수경농사를 짓는 인타(Intha)족의 삶이 활동사진 처럼 느릿느릿 보트 옆으로 스쳐 지난다.

인타족의 한 주민이 선미에 서서 한 발로 노를 저으며 물고기를 잡고 있다.

수로를 빠져나와 배가 속도를 높인다. 저 멀리 손바닥 만한 작은 보트 끝에 한 발로 선 채 다른 한 발로 노를 저으며 고기잡이 하는 인타족들이 보인다. 신비로운 한 폭의 동양화다.

천성이 부지런한 부족이란다. 눈 앞에 펼쳐지는 그들의 삶이 경이롭다.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항상 미소짓고 사는 이 곳 사람들의 여유있는 모습에서 시간의 노예가 됐던 내 과거를 거울에 비춘다.

미리 예약해 둔 낭쉐의 숙소에서 트레킹의 피로를 씻어내고 다음날 본격적인 호수 주변 보트 투어에 나섰다. 2만3천 짯(우리 돈과 화폐단위가 비슷함) 정도면 하루 종일 투어를 할 수 있다.

전통마을에서 열리는 5일장을 보러 관광객들이 보트를 타고 수로를 거슬러 오르고 있다.

마침 호수 건너편 어느 부족 마을에 5일장이 선단다. 오전 10시 정도면 파장이라는 말에 아침 일찍 서둘러 나섰다. 드넓은 호수에 내려앉은 물안개가 신비롭다. 그 엷은 막을 비집고 햇살이 희미하게 돋아나고 조찬을 즐기는 민물 갈매기떼들은 동양화 배경으로 제격이다.

멀리 수상마을이 물안개에 가려 실루엣 처럼 희미하게 다가온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아침 햇살이 보트의 불보라에 투영돼 영롱하다.

10여척 작은 배들이 큰 원형을 그리더니 배 위의 장정들이 긴 장대로 수면을 내리쳐 고기떼를 가운데로 몰아간다. 전통적인 고기잡이 모습이 참 이채롭다.

주변 풍광과 호수를 터삼아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에 푹 빠져있다 보니 어느새 모터소리가 잔잔하다. 보트가 동네로 들어가는 수로로 접어들더니 간판이 보였다. 인데인(Inndein) 마을을 알리는 표지판이다.

시장 가는 길에 요마(Yuama)마을에 잠깐 들렀다. 은(銀) 세공 장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섬세한 손놀림의 장인들 표정이 진지하다. 보석과 결합된 완성품에 여인네들은 눈길을 떼지 못한다.

인레호수를 끼고 사는 주민들의 삶을 체험하기 위해 관광객들을 싣고 몰려든 보트들.

다시 좁은 수로를 거슬러 오른다. 여러 보트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줄지어 오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수로 중간 중간엔 대나무로 얼기설기 간이 보(洑)를 만들고 중간에 보트만 드나들게 열어놨다. 양 안(岸)의 진흙이 유속으로 유실되는 걸 막고 수위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목적에서다.

숨가쁘게 20여분을 달려 다다른 곳. 인레호수 인근 마을을 돌아가며 5일장이 열리는데 이 곳 마을 장이 가장 크다고 한다. 그래도 그냥 보잘 것 없는 재래시장으로만 짐작했는데 착각이다. 전통 재래시장과 막사를 갖춘 현대식 시장이 공존한다는게 신기하다.

전통복장을 한 여인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들고 나와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고산족과 수상마을 사람들, 여기에 각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뒤섞여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진동한다. 전통 재래시장은 땅바닥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말 그대로 '난장'이어서 더욱 정겹다.

내 놓고 파는 물건도 강낭콩, 고춧가루, 참깨, 야채, 오리새끼, 민물생선, 생닭, 각종 수제품과 임산물, 골동품 등등 다양하다. 생전 처음 보는 물건들도 이방인의 발목을 잡는다. 상인들의 독특한 전통의상과 개성있는 표정들은 물건 못지않게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

소통에 대한 우려는 괜한 걱정거리다. 관광객들이 뭘 묻는 지 손짓 발짓으로 금방 알아듣고 설명한다. 이방인도 이심전심 뭔 소린지 다 알아 듣는다. 마음의 장벽이 허물어지면 그런가 보다.

인레호수 주변 마을을 돌아가며 열리는 5일장. 물건 만큼이나 복장들도 다양하다.

아침 일찍 개장한 전통시장은 오전 10시쯤 서서히 파장 기운이 돌다가 11시쯤 문을 닫지만 바로 옆 생필품 시장은 하루 종일 열린다. 물물교환을 하거나 현금화된 돈으로 옆 시장에서 각자 필요한 공산품을 구입해 간다.

볼 일을 끝낸 사람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걸어서 혹은 물길을 이용해 산으로, 들로, 수상마을로 각자 돌아가는 모습에선 평온함과 애잔함이 함께 묻어난다. 지금은 서서히 사라져 가는 우리네 옛 5일장 모습이어서 더욱 아련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떠난 약 2시간의 시간여행은 이렇게 강렬한 추억거리로 내 기억 한 켠에 자리했다.

시장에서 나무다리 하나를 건너면 인데인(Inthein) 유적지가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쉐인데인(Shwe Inn Thein) 사원을 비롯한 많은 파고다 군(群)이 있어 시장 투어객들을 불러 모은다.

부분 부분 허물어져 가는 유물들이 안타깝다. 일년 내내 건조한 바간지역 사원들이 잘 보존돼 있는 것과 달리 이 곳 사원들은 습한 날씨로 인해 흙벽돌 사이로 나무뿌리가 파고 들거나 무너져 이처럼 훼손이 빠르다.

배가 출출하다. 뱃머리를 돌려 호수 쪽으로 수로를 빠져나오니 수상 레스토랑이 나그네를 유혹한다. 뱃사공이 한 곳으로 안내했다. 사방 전망이 탁 트인 제법 규모가 큰 식당이다. 정오가 되니 햇살이 꽤 강렬하다.

오후에 펼쳐질 호숫가 부족들의 삶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보트가 10여분 통통소리를 내며 수로로 들어선 곳은 우리의 한지와 비슷한 전통 수제 종이와 이를 소재로 부채 등 공예 및 생활용품을 만드는 곳. 마을 전체의 생계수단이다.

미얀마 수제 전통종이와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우산. 크기와 색상이 다양하다.

간단한 손부채부터 사람 키만한 대형 부채까지 다양한 크기에 다양한 색깔을 입혀 만든 솜씨가 범상치 않다.

실크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는 또 다른 마을은 연 줄기에서 추출한 소재로 천을 짜는 모습을 관광객들에게 직접 보여준다.

작은 목도리 하나를 짜는데 4천여개의 연 줄기와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니 한올 한올이 땀과 정성이다. 천도 실크처럼 무척 부드럽다.

천을 짜고 있는 롱넥(Long neck) 여인들. 관광객들에게 인기몰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목에 청동으로 된 노란색 링을 낀 롱넥(long neck)족 여인들이 직접 천을 짜는 모습을 보여줘 인기몰이다.

남판(Nam Pan) 마을에서는 여인네들이 모여 미얀마 전통 수제 담배 '체룻(Cheroot)'을 만든다. 체룻잎에 담배와 꿀, 흑설탕, 라이스 와인, 바나나 등 첨가물을 넣어 향을 낸 뒤 시가 모양으로 만드는데 민첩한 손놀림이 인상적이다. 남정네들은 고산지대에서 나는 티크 나무로 보트를 비롯한 각종 공예품과 생활용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미얀마에는 약 135개 부족이 살아가는데 인레호수가 속해 있는 샨 주에만 33개 부족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에 문명의 때가 묻지 않길 바랄 뿐이다.

천을 짜고 있는 롱넥(Long neck) 여인들. 관광객들에게 인기몰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목에 청동으로 된 노란색 링을 낀 롱넥(long neck)족 여인들이 직접 천을 짜는 모습을 보여줘 인기몰이다.

앳된 얼굴을 한 한 소녀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미얀마 전통 수제담배를 말고 있다.

남판(Nam Pan) 마을에서는 여인네들이 모여 미얀마 전통 수제 담배 '체룻(Cheroot)'을 만든다. 체룻잎에 담배와 꿀, 흑설탕, 라이스 와인, 바나나 등 첨가물을 넣어 향을 낸 뒤 시가 모양으로 만드는데 민첩한 손놀림이 인상적이다. 남정네들은 고산지대에서 나는 티크 나무로 보트를 비롯한 각종 공예품과 생활용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미얀마에는 약 135개 부족이 살아가는데 인레호수가 속해 있는 샨 주에만 33개 부족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에 문명의 때가 묻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문화솟대 - 전병삼 직지코리아 총감독

[충북일보] "직지를 결과물이 아닌 하나의 씨앗으로 생각하는 관점의 변화. 이것이 실현되면 엄청난 일들이 일어납니다. 청주는 직지라는 씨앗을 키워낼 텃밭이고요. 올해 저는 고랑을 파고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우는 농부의 역할을 할 겁니다. 풍년을 위해선 하늘의 뜻도 따라줘야겠죠. 그 중 하나가 직지의 고향 방문 성사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9월 열리는 국제행사 직지코리아를 진두지휘할 전병삼(39) 총감독을 청주고인쇄박물관 내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요즘은 매일같이 직지에 관련된 꿈만 꿉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감독의 업무공간의 한쪽 벽면은 직지코리아 플랜에 관한 메모들로 빼곡했다.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전 감독은 미디어아티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미디어아티스트라는 직업에 생소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미디어아트는 늘 우리가 접하는 환경에 가장 밀접한 예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쉽게 설명하면 인터넷, 영상 등 미디어기술을 활용한 예술창작 활동을 일컫죠. 올해 직지코리아는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가장 직지다운 융합콘텐츠들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청주시와 전 감독의 인연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