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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표 전무와 함께하는 유럽여행 - 알프스 품에 안긴 행복한 나라들 下

처녀봉 융프라우 '속 살'을 보다

  • 웹출고시간2011.09.15 17:39:08
  • 최종수정2015.01.16 11:31:32
스위스로 가는 길에 만난 루체른 호수는 1시간을 달려도 버스 옆에 붙어 시야를 즐겁게 할 만큼 넓고 맑았다.

버스로 장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잠이 올 듯도 한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전경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몇 시간을 달렸을까.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힌다는 '루체른(Luzern)'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루체른은 스위스를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도시로 티틀리스, 필라투스, 리기 등 주변 산의 등반을 위한 기점이기도 하다.

이 곳에는 특히 루이 16세의 일가를 지키다 전멸한 스위스 용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암벽에 조각한 '빈사의 사자상'이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코스로 돼 있다.

지금은 스위스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가 됐지만 당시에는 가난한 나라여서 남의 나라에 용병을 수출했었는데 스위스 용병들은 빈사의 사자상에 얽힌 스토리에서 보듯 용맹과 충성심이 대단해서 큰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 카펠교의 꽃치장 전경.

카펠교도 꼭 가봐야 하는 여행 코스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목조 다리로 일년 열두달 내내 다리 난간이 꽃으로 장식돼 있어 아름다운 루체른의 상징이 됐다.

호수 주변의 고풍스런 건물들이 물 위를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백조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다.

여유가 있어 구시가지를 둘러봤다. 좁다란 골목골목에서 풍겨져 나오는 중세의 분위기가 멋스럽다.

기념이 될 만한 물건을 사기 위해 카펠교 부근의 백화점에 들렀다. 시계에 가격표가 붙어 있어 한 참을 들여다 보니 수천만원대다. 눈요기는 잘 했지만 '저런 시계를 누가 차고 다니나'하는 괜한 상념이 한참동안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루체른 관광을 끝내고 약 1시간 30분 정도를 이동해 인터라켄(부르넨)에 있는 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여행 닷새 째 되는 날. 스위스 관광의 꽃으로 꼽히는 융프라우에 오르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호텔에서 준비해준 도시락을 하나씩 받아들고 부르넨을 출발했다.

융프라우까지는 버스로 5시간. 이른 시간인데도 융프라우로 향하는 차들이 고속도로에 제법 붐빈다.

스위스의 동쪽 끝에서 서쪽을 잇는 국도를 '골든패스라인'이라고 하는데 주변 자체가 그대로 관광코스다.

적당한 경사의 산기슭 숲을 다듬어 초지를 조성하고 그 속에 점점이 그림같은 빨간색 지붕의 집을 지은, 사진 속에서 늘 보아오던 전형적인 스위스 시골 풍경이 활동사진처럼 골드패스라인을 따라 펼쳐진다.

버스는 어느덧 '아름다운 베르네'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안개비 속에서 때마침 들려오는 테이프 음악 '요들송'이 여행자들의 마음을 솜털처럼 가볍게 한다.

버스가 고개를 넘자 너른 평지와 대청댐 만한 호수가 나오고 이내 우리는 융푸라우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인터라켄 동역에 도착했다.

인터라켄은 '호수와 호수 사이의 마을'이란 뜻으로, 손으로 퍼 마시면 창자까지 에머랄드 빛으로 물들 것 같은 두 개의 호수 사이에 위치해 융푸라우가 있는 베르너 오버란트의 중심역할을 하는 도시다. 융프라우 이외에 묀히, 아니거 등 해발 4,000m급 고산으로 둘러 쌓여 겨울이면 눈으로 뒤덮인 설국 풍경 때문에, 그리고 여름이면 선선한 날씨로 여행객들이 끊임없이 찾는다.

알프스 자락을 내려오고 있는 등산열차와 마을 풍경.

기차가 출발하고 고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초록의 알프스 속살이 사방에서 펼쳐진다. 기차는 빌더스빌이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 두 갈래로 갈린 뒤 다시 클라이네샤이데크에서 만나 융프라우 터널을 거쳐 목적지까지 올라가게 된다.

기차가 중간 기착지인 클라이네샤이데크에 도착했다. 주변이 온통 예쁜 야생화 천지다. 이 곳을 지나면 초록색 목초가 사라지고 기온도 뚝 떨어진다. 말하자면 동식물이 자랄 수 있는 한계점인 것.

융프라우에서 바라본 만년설.

드디어 등산열차가 세상에서 가장 높이 위치한 융프라우역에 도착했다. 그러나 날씨가 도와 주지 않는다. 진눈깨비에 바람까지 불어대는 바람에 유네스코에서 자연유산으로 지정했을 만큼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볼 수가 없었다.

융프라우의 융은 '젊다', 프라우는 '여성'이라는 의미로 결국 융프라우는 '처녀봉'이라는 뜻이다. 융프라우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등산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한 1912년. 무려 16년 간의 긴 공사 끝에 완공된 이 열차노선 덕으로 해발 3,454m 정상까지 일반인들도 쉽게 오를 수 있게 됐다.

날씨가 도와줄 경우 전망대에서는 즐길 거리가 많다. 우선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우체통이 있어 이 곳에 엽서를 넣으면 세상 어디든 배달된다.

만년설을 깎아 만든 얼음궁전도 볼만하다. 1934년 두 산악인에 의해 만들어진 터널 구조의 얼음궁전 내부는 아치형의 지붕, 으리으리한 얼음 기둥, 얼음을 깎아 만든 야생동물 등이 전시물로 채워져 있어 지루한 줄을 모른다.

빙하가 한 해에 약 50cm씩 이동하기 때문에 철도빙하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궁전 지붕에 대한 보수공사를 한다고 한다. 해발 3,571m에 위치한 유럽 최고의 관망대인 스핑크스 전망대는 알프스의 장대한 풍광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스핑크스 테라스'까지 운행하는 승강기는 108m의 수직거리를 단 25초만에 주파하며 시간당 1,200명의 승객을 실어 나른다.

융프라우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하늘도 미안했던지 진눈깨비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그나마 식사 시간 끝자락에서라도 설경을 감상하면서 눈과 입이 즐거워 천만 다행이었다.

내려오는 코스는 다른 길을 택했다. 노란 등산열차가 지나는 알프스 하산 코스는 오를 때와는 또다른 정감을 줬다.

특히 산 허리까지 초지를 만들고 그 속에 가꿔 놓은 붉은 지붕의 펜션 단지는 누구나 한번 쯤 동경하는 동화 속 알프스의 풍경인지라 좀처럼 잊혀지질 않을 것 같다.

☞스위스의 명품 이야기

스위스 브랜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빅토리녹스(Victorinox)사의 주머니칼이다. 19세기 말부터 생산되기 시작했으니 한 세기가 넘도록 화려한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 스위스는 원래부터 군용 칼을 생산하는 나라는 아니었다. 독일에서 만든 칼을 수입해 쓰던 스위스 육군이 이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891년. 요즘은 산악인 뿐만 아니라 배낭 여행객들, 그리고 공구수집 남자들은 웬만하면 하나쯤 간직하고 있는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작은 칼 하나를 생산하는데는 무려 450가지의 공정이, 부품 만도 60가지가 필요할 만큼 정밀과학의 집합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90명의 전문가 집단이 3단계에 걸쳐 정밀검사를 한 후 판매한다.

빅토리녹스 말고도 세계적인 명품 중에는 스위스 브랜드가 많다. 오메가(Omega)를 비롯해 태그호이어(Tagheuer), 롤렉스(Rolex), 티쏘(Tissot) 라도(Rado), 론진(Longines) 등이 모두 스위스 태생이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코스메틱 브랜드 라프레리(Laprairie)도 스위스 브랜드다.(자료제공:롯데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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